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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디자이너의 '날개·파티' 전시장 입구 그래픽 디자인 2017. 보는 장소마다 한글의 다른 자모가 보인다. 여기서는 'ㅇ'과 'ㅅ' 응용한 그래픽이 보인다.
안상수 디자이너의 '날개·파티' 전시장 입구 그래픽 디자인 2017. 보는 장소마다 한글의 다른 자모가 보인다. 여기서는 'ㅇ'과 'ㅅ' 응용한 그래픽이 보인다. ⓒ 김형순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은 '세마 그린(SeMA Green)'전이라는 제목으로 2년마다 원로작가를 소개해왔다. 2013년도 '김구림', 2015년도 '윤석남'에 이어 올해는 시각디자이너 '안상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냥 '글꼴을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글꼴을 읽고 쓰고 듣는 생각하고 상상하는 전시'다. 본관 1층 전시장에서 5월 1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안상수 작품만 아니라 그동안 그가 세운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아래 '파티(PaTI:Paju.Typography.Institute)' http://www.pati.kr/)에서 학생들과 함께 100여 개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3~6주간에 걸려 작업한 6가지 성과물도 소개된다.

그 기조에는 한글의 글꼴이 우리문화발전에 근간이 되고, 모든 디자인의 기원이 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알다시피 모음은 '천(·)+지(ㅡ)+인(ㅣ)'을 근간으로, 자음은 목구멍이나 혀의 모양 등 음성기관을 예를 들면 'ㅇ'은 목구멍 열린 모양, 'ㄴ'은 혀끝 올린 모양 등을 근간으로 디자인해서 과학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조형성도 뛰어나다.

한글은 왕립아카데미 성격을 띤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지만 그걸 먼저 제안한 건 세종대왕이다. 안상수에게 세종대왕은 자신이 모셔야할 신과 같은 큰 디자이너다. 안상수는 우리역사에서 최고의 발명품인 한글로 문자형태를 실험하면서 현대적 디자인감각을 옷 입힌다. 지금도 재기 넘치고 독창적인 글꼴을 계속 지어내고 있다.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란 뭔가?

 안상수 I '자음과 모음' 2008-2016 안상수가 2008년 가을호부터 2016년 여름호까지 발행한 문학계간지 <자음과 모음>. 책이라는 오브제와 텍스트를 전면에 등장시킨 전혀 새로운 형식의 타이포그라피 편집이다
안상수 I '자음과 모음' 2008-2016 안상수가 2008년 가을호부터 2016년 여름호까지 발행한 문학계간지 <자음과 모음>. 책이라는 오브제와 텍스트를 전면에 등장시킨 전혀 새로운 형식의 타이포그라피 편집이다 ⓒ 김형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타이포그래피'다. 아직은 이 용어가 일반인에게 익숙하지는 않다. 도대체 이게 뭘까? 독일 출신의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얀 치홀트(Jan Tschichold)'는 "타이포래피란 도구가 아니라 문화의 근본이다"라고 말했다. 안상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는 타이포그래피를 디자인의 등뼈라고 말한다.

안상수는 또 "서구에서는 이것을 활자매체를 대상으로 한 학문으로 보기에 4년 과정이다. 프랑스에선 이미 300년 전에 '가라몬드(garamond)'같은 서체를 만들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최초의 금속활자 같은 훌륭한 타이포그래피 전통이 있음에도 대학에서 소홀히 다뤄 1년 정도 공부한다"라며 안타까워한다.

디자이너 안상수는 누구인가?

1952년생인 디자이너 안상수, 그는 6·25전쟁 중에 태어났다. 그 시대가 그렇듯 창의적 인간이 나오기 어려운 때였다. 같은 세대 중 그나마 '김민기, 안성기, 정명훈' 등이 유명하다. 그는 우리에게 아직도 낯선 분야인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에서의 개척자다. 한글의 위대함을 읽어내고 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이를 창조적으로 전승해왔다.

 1988년 인터뷰잡지 <보고서/보고서>의 창간호 표지에 나온 안상수. 이때부터 '원 아이(one eye) 프로젝트'가 시작되다
1988년 인터뷰잡지 <보고서/보고서>의 창간호 표지에 나온 안상수. 이때부터 '원 아이(one eye) 프로젝트'가 시작되다 ⓒ 안상수

그는 1977년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다. 60세가 된 2012년까지만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였다. 정년 전에 대학을 그만두고 그때부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파티(PaTI 아래설명)' 학교를 설립했다. 교수가 되기 전 금성사(현 LG전자)디자인연구실과 LG그룹 광고대행사였던 희성산업 등에서 5-6년간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도 있다.

안상수하면 떠오르는 '사진기록일기'가 있다. 그게 바로 '원 아이(one eye) 프로젝트'다. 1983년 장난삼아 자신의 한쪽 눈을 가리고 찍은 사진을 잡지 표지사진으로 우연히 쓰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밑바닥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지금도 이 작업을 계속되고 있다. 국민대중시대, 누구나 사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 사진 속 인물은 유명인부터 무명인까지 또한 내국인과 외국인 등 매우 다양하다. 안상수는 마치 문화 인류학자처럼 이런 사진의 유희를 통해 스치는 많은 사람의 기록한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의 관찰을 통해 얻어낸 일종의 '인물사진 만인보'다.

그 후 그는 <마당>이라는 잡지에 잠시 아트디렉터로 일했다. 또 '안그라픽스'라는 스튜디오에서 6년간 주로 편집디자인을 하며 책도 만들었다. 그리고 로고나 디자인작업을 하면서 안상수체를 비롯하여 이상체, 미르체, 마노체 등 한글글꼴도 디자인했다. 2007년에는 '구텐베르크 상'을 수상했고 지금은 파주에 있는 '파티(PaTI)' 교장이다

1985년 '안상수체' 나오다

 '안상수체'의 원리를 설명해 주는 영상자료
'안상수체'의 원리를 설명해 주는 영상자료 ⓒ 김형순

 안상수 I '라이프치히 문자드로잉' 종이에 잉크 219×297cm 2007. 안상수가 '구텐베르크 상'을 받은 것은 위에서 보듯 타이포그라피로 표현하는 범위를 확장시키고 그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안상수 I '라이프치히 문자드로잉' 종이에 잉크 219×297cm 2007. 안상수가 '구텐베르크 상'을 받은 것은 위에서 보듯 타이포그라피로 표현하는 범위를 확장시키고 그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 김형순

그의 정체성은 역시 1985년 '안상수체'부터 시작한다. 오랫동안 한자의 네모 틀에 갇혀 있던 글꼴을 해방시키려는 시도였다. 한글만의 아름답고 특특한 그래픽 맛을 살리려 했다. 소통의 목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언어가 아닌 디자인으로서의 글꼴을 추구했다. 또한 활자의 배치를 더 확장하고 활자를 유희 놀이처럼 즐겼다.

안상수가 서적출판계 노벨상이라고 하는 '구텐베르크 상'은 받는 건 '안상수체'의 힘이 컸다. '고딕과 명조(명나라서체)의 독재를 끝장냈기 때문이리라. 서체(타이포그래피)의 민주화했다고 할까. 초성, 중성, 받침의 모양과 크기가 어느 위치든 모두 같다. 첫 자음을 끝소리에 다시 쓰고 모음도 자릿값을 갖는다는 훈민정음의 원리에 따른 것이다.

그가 구텐베르크 상을 받을 때 선정위원회는 "안상수는 보기 드문 조형능력과 특출한 감수성을 지녔고 한글글꼴을 비약적으로 쇄신하는데 성공하다, 그는 글꼴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표현의 길을 열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렇게 한글을 현대적으로 탈바꿈시키며 한글 타이포그래피라는 분야에서 항상 앞서갔다. 이 체가 처음 나왔을 때 "이것도 글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히려 자신이 개발한 이 서체가 뭔가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단다. 그는 또 "우리가 혼란 속에서도 이 정도로 발전한 건 순전히 '한글' 덕분이다"라고 말하는 데 거침이 없다.

한글서체에 홀리다

 안상수 I '홀려라' 캔버스에 아크릴 194*30(h)cm 2017. 'ㅎ'과 민화 풍의 문자도가 결합된 작품이다. 디자이너 안상수의 트레이드 마크는 빨간 모자다
안상수 I '홀려라' 캔버스에 아크릴 194*30(h)cm 2017. 'ㅎ'과 민화 풍의 문자도가 결합된 작품이다. 디자이너 안상수의 트레이드 마크는 빨간 모자다 ⓒ 김형순

안상수는 한글에 홀려서 산다. "한글은 글자 자체가 뛰어난 그래픽이다. 한글의 글꼴은 보면 볼수록 문화적 자부심이 느껴진다. 난 그 형태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그 글꼴의 우수성 세상에 널리 알려고 싶다"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에게 한글글꼴은 디자인적 구상력을 자극하는 최고의 기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ㅎ'을 좋아한다. 그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하하, 호호' 같은 웃음소리를 떠올리기도 해 유쾌하고 재미있단다. 'ㅎ' 자로 시작하는 '하늘, 한글, 한복, 하나' 등의 뉘앙스가 좋단다. 그는 자음 'ㅎ' 그린 '피어랏 한글'이라는 드로잉도 그렸다.

'ㅍ'를 보면 그는 상상력이 폭발한다. 우선 그가 운영하는 학교 '파티(PaTI)'만이 아니라 그냥 즐거운 파티도 연상이 된단다. 그는 'ㅍ'를 보고 그린 '상상태극도'가 전시장에 걸려있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ㄱ'부터 새롭게 보인다.

신작 '홀려라'는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그린 문자도이다. '홀려라'는 '몰입'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파티학교 구호도 "창의도 홀려야 이뤄진다"이다. 안상수가 90년대 말 홍콩콘퍼런스에서 헝가리 몰입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를 만나 몰입이 왜 영어로 'flow'(플로우)냐고 묻자 그는 "모든 정신을 집중하면 물 흐르듯 평안하게 된다"라고 답했단다.

그는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이 되듯 한글이 다른 문자에 붙으면 이상한 화학작용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새로운 문자도가 그렇게 태어난다. 이 문자도의 기원은 민화다. 'ㅎ'과 '義'(옳을 의)자로 합쳐진 것인데 그 조합미가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멋지다.

멀티미디어 문자도 개발

 안상수 I '문자도 영상' 원화: 안상수, 재제작 스튜디오: 호호호, 사운드디자인: 지미세르(Jimmy Sert). 숫자, 문자, 기호를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시각화하다
안상수 I '문자도 영상' 원화: 안상수, 재제작 스튜디오: 호호호, 사운드디자인: 지미세르(Jimmy Sert). 숫자, 문자, 기호를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시각화하다 ⓒ 김형순

동양에서 서(書)와 화(畵)를 하나로 본다. 안상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에게 글씨가 그림이고 그림이 글씨다. 그렇기에 "한글이 있기에 디자인은 반은 먹고 들어간다"라고 말한다. 이동국 서예연구가 이번 전시영상자료에서 보면 "일본은 일제강점기에 글씨를 하위에 놓고 그림을 상위로 놓음으로써 그 위상이 왜곡되거나 사라졌다"라는 설명이다.

안상수는 1998년부터 작가 금누리와 함께 공동 발간한 독립잡지 <보고서/보고서>를 17호까지 냈다. 여기에서 활용한 타이포그래피를 원화로 해서 이번에 영상미디어 팀과 사운드디자인과 함께 재제작했다. 문자도가 위에서 보듯 자유자재로 변형되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타이포그래피 영역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위에서 보듯 그는 문자의 틀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멀티미디어 문자를 발굴한다. 여기에는 원조가 있다. 바로 시인 '이상(李箱)'이다. 안상수는 그를 단지 시인으로 보지 않고 숫자와 기호와 도상을 적용해 실험한 디자이너로 본다. 게다가 그는 활자로 유희할 줄 알았다. 그런 면에서 안상수는 그를 현대적 타이포그래피의 효시로 받아들인다.

한글의 소리를 '시각화'하다

 안상수 I '도자기타일' 도자기에 잉크 100×259(h)cm 2017. 피아노 건반처럼 보인다
안상수 I '도자기타일' 도자기에 잉크 100×259(h)cm 2017. 피아노 건반처럼 보인다 ⓒ 김형순

그는 또한 한글 24자의 독특한 모음과 자음 형태에 주목한다. 자모가 따로 떨어져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형태를 이룬다. 또한 분리되어도 배열이 가능하다. 그리고 자음과 모음을 잘 구성하면 악보나 음표기호처럼 표현할 수 있다고 봤던 것이다.

안상수는 글꼴에서 '가독성'보다는 이미지 시대를 맞아 '가시성'을 더 중시했다. 그뿐 아니라 '가음성(사운드)'도 추가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현한 작품이 바로 '도자기타일'이다. 피아노건반 같은 도자기 위에 새긴 한글글꼴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고 할까. 이런 타이포그래피에서 나는 '소리(sound)'를 '시각(image)화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사운드를 이미지로 변형시키는 것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이다. 요즘 현대미술에서 사운드아트가 트렌드이다. 이런 걸 가장 먼저 시도한 사람이 바로 백남준이다. 그의 첫 전시 제목은 '음악의 전시'다. 미술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현대 뉴미디어아트도 공간예술이면서 시간예술의 요소를 적용하는 것은 이런 이유다.

그는 또한 "돈의 힘이 아니라 아름다움의 힘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어머니의 미감을 살리는 교육이 절실하단다. 전시장에 도자기장이 있는 까닭이다. 저런 걸 촌스럽지 않게 우아하게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단다. 자국의 미를 볼 수 있어야 자격지심에서 벗어나 우리 것에서 큰 자부심을 얻어 놀라운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단다.

그리고 한글조어능력도 창의적인 것으로 본다. 저자를 '글쓴이'라고 하듯 그는 디자이너를 '멋짓이'라고 부른다. 디자인도 '멋지움'이라는 말한다. 그에게 멋이란 "억압하지 않으면서 분투하게 하고, 경쟁하지 않으면서 이기게 하는 것"을 뜻한다.

'파티(PaTI)'는 한국판 '바우하우스(?)'


 안상수가 설립한 파주에 있는 '아카이브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전경사진 2017.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장에 게시된 사진
안상수가 설립한 파주에 있는 '아카이브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전경사진 2017.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장에 게시된 사진 ⓒ 안상수

'파티(PaTI)'는 안상수가 세운, 성적표나 학위가 없는 일종의 독립디자인학교다. 우리의 미래를 헤쳐 나갈 대안교육공동체다. 학습의 결과보다 그것을 찾아가고 모색하고 시행착오의 과정을 중시한다. 상대방과 내가 일치하는 감정이입이 되면,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져 거기서 새로운 착상이나 창의적 열망이 피어난다고 생각하는 학교다.

여기는 학부과정인 '한배곳(크고 넓은 배움을 익히는 곳)'과 대학원과정인 '더배곳(더 배우는 곳)'이 있다. 여기서 '배곳'이란 배우는 곳이라고 말에서 온 것이다. 또 학생은 '배우미', 졸업생은 '마침이' 교장은 '날개'라고 부른다. 이 학교는 2012년 2명의 예비학교로 시작해 올해 처음으로 3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학교의 선언문을 읽으면 교육의 취지와 목표를 알 수 있다. 돈보다는 삶의 멋을 디자인하는 곳, 배움과 연애하며 홀린 듯 배우는 곳, 교수나 유명인사나 세계적 작가가 되는 것보다 눈높이를 낮춰 몸을 중시하는 '실사구시'를 실천하는 곳, 글꼴과 함께 시와 음악과 철학을 통해 새로운 창조력을 디자인하는 곳이라고 적혀있다.

'파티(PaTI)'는 바로 거의 100년 전에 독일에서 출현한 '바우하우스'를 그 모델로 삼고 있다. 이 학교는 조형예술의 민주화를 추구했다. 그래서 공예, 도예, 직물, 디자인, 건축, 가구 등을 회화와 동급으로 봤다. 조각가나 화가도 다 공예가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 학교는 14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친다.

 '파티(PaTI) 아카이브' 작품전시 2017. 이 전시는 작업의 과정도 보여주다. 여기에 6명의 스승이 소환된다. 위에 구텐베르크, 김구 외에도 세종대왕, 주시경, 시인 이상, 그리고 1세대 한글디자이너 최정호는 다른 코너에 걸려있다
'파티(PaTI) 아카이브' 작품전시 2017. 이 전시는 작업의 과정도 보여주다. 여기에 6명의 스승이 소환된다. 위에 구텐베르크, 김구 외에도 세종대왕, 주시경, 시인 이상, 그리고 1세대 한글디자이너 최정호는 다른 코너에 걸려있다 ⓒ 김형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가 바우하우스의 표어다. 이에 알 수 있듯 기능과 실기를 중시한다. 그래서 산업과 예술을 결합시킨다. 두 학교의 차이는 뭔가? 바우하우스가 '건축을 중심에 두는 예술학교'라면, '파티(PaTI)'는 '글꼴을 중심으로 두는 디자인학교'다.

삶의 디자인을 학교로 디자인하다

안상수는 한글글꼴은 물론 로고와 포스터 제작, 벽면과 설치 작업, 문자퍼포먼스, 실크스크린, 도자기타일 등 모든 디자인을 다 해봤다. 그런 그가 60이 되면서는 자신 삶을 디자인해 보고 싶어 했다. 그럴게 해서 나온 디자인이 바로 학교다. 그의 삶을 확장하는 또 다른 의미의 디자인인 셈이다. 이를 구현한 것이 바로 '파티(PaTI)' 학교이다.

이번 전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바로 이렇게 각자 나름대로 멋지게 디자인하는 삶을 시도해보라고 자극하거나 권면하거나 유혹하는 하나의 대사건 같다. 이번 행사를 진행한 권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디자인전시라기보다는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을 멋짓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는데 그녀의 말에 이 전시의 핵심이 다 녹아있다.

덧붙이는 글 | 서울시립미술관 홈 https://sema.seoul.go.kr/korean/exhibition/exhibitionView.jsp?seq=520
도슨트(그림설명) 시간: 화~일요일 12시, 14시, 16시(3회) * 매주 토요일 2시 청각장애인 대상 도슨트 운영



#디자이너 안상수 #안상수체#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타이포그라피#바우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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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 현대미술을 대중과 다양하게 접촉시키려는 매치메이커.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나 뉴스 취재. 최근에는 백남준 작품세계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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