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대체 : 5일 오후 3시 5분]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합정부 구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 전 대표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19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행사장에는 장년층으로 보이는 지지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전 대표와 함께 당을 나온 최명길 의원이 사회를 맡았고, 민주당 소속인 김성수·최운열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도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정권 인수 준비 기간이 없는 다음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정부의 진용을 만들어가야 한다, 통합정부를 만들어가는 길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면서 "저의 출마와 선거운동은 통합정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 정당 추천 없이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라며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삼디프린트' 발음 지적하며 "심각한 결함" 김 전 대표는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이번 대선은 위기 상황을 수습할 대통령을 뽑는 것인데, 지난 세월이 모두 적폐라면서 과거를 파헤치자는 후보가 스스로 대세라고 주장한다"라고 비꼬았다.
또한 문 후보가 최근 '3(쓰리)D프린터'를 "삼디프린터"라고 읽은 일을 거론하며 "잠깐 실수로 잘못 읽었다고 하기엔 너무도 심각한 결함이다,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고 힐난했다.
문 후보를 '무능하다'고 평가한 김 전 대표는 "위기에 처한 국가는 아무나 경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무능한 사람이 나라를 맡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향해서도 "또 다른 후보는 어떻게 집권할지도 모르면서 여하튼 혼자서 해보겠다고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김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 나선 각 당의 후보들이 서로 힘을 모아 나라를 꾸려가도록 국민들께서 격려해주셔야 한다"라며 "그 소임을 위해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저에게 힘을 주시면 대통령은 권력자가 아닌 조정자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역량을 모두 모으는 정치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전 대표는 통합정부 구성 이외에도 ▲ 동북아 외교 갈등 해결 ▲ 경제민주화 ▲ 헌법 개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분권형 개헌을 추진하겠다면서 "2020년 5월에는 다음 세대 인물들이 끌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 7 공화국을 열겠다"라고 말했다.
지지율 오르는 안철수 향해 "큰 의미 부여하지 않는다" 출마 회견 직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김 전 대표는 일각에서 안철수 후보의 킹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데 대해 "누누이 얘기했지만 킹메이커는 절대로 안 한다"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최근 지지율이 급부상한 안 후보와 관련해 "지지율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오를 수도 있고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라며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가 될 거라 상상한 사람이 있나"라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이를 지켜봐라"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연대보다는 자강론에 방점을 둔 것과 관련해서도 "지금 제일 앞서간다는 문 후보나 안 후보나 자기네들이 가진 의석수 가지고 다음 정부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라며 "합리적·정상적으로 정부의 운영을 책임지겠다는 분들이면 그런 얘기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자강론 주장이 "국민들에게 선거 전에 딴 생각을 얘기하고, 선거 후에 정직하지 못하게 변할 수 있다고 하는 것과 똑같다"라고도 꼬집었다.
'통합정부 구상안에 한국당이 포함돼있나'라는 질문에는 "현재로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김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 후 캠프 인근 식당에서 취재진과 점심을 했다. 한국당의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윤상현·민경욱 의원도 같은 당 박찬우·송석준 의원과 이 식당에서 오찬 자리를 가졌다. 이후 윤 의원과 민 의원은 식사를 마친 김 전 대표에게 찾아와 인사를 나눴다.
윤 의원은 김 전 대표와 악수하면서 "꼭 승리하십시오"라고 덕담을 건넸다. 두 사람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각각 수행단장과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