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과거 만남을 언급하며 '생쇼'를 했다고 비난했다.
홍 후보는 6일 오후 대전 유성구 도룡동 호텔ICC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자유한국당 충청권 선대위 발대식 및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붙여 주면 10분 만에 제압할 수 있다고 말한 근거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홍 후보는 "2년 반 전 쯤 '무상급식 파동'이 있었을 때, 문재인 의원이 민주당 대표로 경남도지사실로 찾아왔다"며 "그때 4개 종편이 생중계를 하는 상황에서 25분 동안 이야기를 해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이야기를 해 보니 '무상급식'에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분쟁'의 원인도 모르고 왔었다. 그리고 아무런 대책도 안 가지고 왔었다. 단지 그냥 '무상급식 해야 한다'만 반복해서 말했다"며 "저도 문 후보보다 먼저 집권여당의 당대표를 해 본 사람이다. 적어도 대표가 분쟁지역에 방문하려면 문제의 핵심과 대책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대책 없이 여기 와서 '생쇼'를 하는 것은 당대표 답지 않다, 앞으로는 그렇게 안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고 보낸 적이 있다"고 문 후보를 비난한 뒤 "이런 말은 오만하다고 할까봐 안하려고 했는데, 지난 번 초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의원들이 너무 기가 죽어 있어서 기를 살리기 위해서 '걱정마라'는 취지로 한 말"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또 '경남도지사직 사퇴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장시간 설명했다. 홍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질의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자진해서 이 문제를 설명했다.
그는 "도지사 보궐선거를 만들게 되면, 도지사에 출마하려는 시장군수 보궐선거 2-3개가 생긴다, 또 시장군수에 출마하려는 도의원 보궐선거가 생기고, 도의원에 출마하려는 공무원들의 줄 사퇴가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선거비용이 300억원 가량 더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도지사 둘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두 번이나 보궐선거를 했다, 그래서 제가 조금 어려움을 감당하고서라도 보궐선거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며 "아마 도지사를 사퇴하면 경남 표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이 문제를 야당에서 공격수단으로 삼는 모양인데, 선관위에서 9일 사퇴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적법하다고 결정했다, 그러니 전혀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세종시 행정수도론'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최근 각 당 후보들마다 국회나 청와대 등을 세종시로 옮겨 세종시를 다시 행정수도로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한 홍 후보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홍 후보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다시 추진하기 위해서는 개헌을 해야 한다. 만일 새 정부가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추진한다면 그때 헌법에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지정하면 된다"며 "어차피 이미 세종시에 상당 부분 정부부처가 내려와 있고, 세종시를 폐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와 총리가 관할하는 부처는 세종시로 내려오고, 대통령과 청와대, 대통령이 직접 관할하는 부처는 서울에 있는 것이 안보 측면에서 맞다"며 "어떤 후보들은 국회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공무원들은 '두 탕'을 뛰어야 한다. 국회는 분원이 아니라 국회 전체가 세종시로 내려오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홍 후보는 유승민, 안철수 후보 등과의 '범보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유승민 후보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자른 뒤, "안철수 후보는 우리가 같이 하기 힘든 '호남 이중대 정당 후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 떨어져 나온 '민주당 호남 이중대'다. 또 민주당하고 색깔과 정치성향이 똑 같다. 그래서 자유한국당과는 연대할 수도 없고, 연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