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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김재광 교수 "KBS-연합뉴스 여론조사 '결과의 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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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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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장윤선의 팟짱>'이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의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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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mn.kr/ayzm■ 진행 :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
■ 출연 : 김재광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통계학과 교수
아래는 11일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과 김재광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통계학과 교수가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최근 여론의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 가운데 여론조사 업체가 실시한 조사 표본에 의혹을 제기하는 주장이 나와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얼마 전 KBS-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서 벌인 여론조사 데이터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김재광 교수님을 전화로 연결합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네. 안녕하세요."
-여론조사 샘플링 국제적 권위자라는 얘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가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맞죠? (웃음)"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이 되니까 여러 언론이 앞다퉈서 여론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여쭙고 싶은 것이 KBS-연합뉴스 관련 조사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셨어요. 어제(10일) 종일 화제가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제가 제기한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 것은 3월과 4월 두 달에 한 번씩 한 조사에서 4월 조사가 3월 조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 조사 과정에서 보였는데요. 특히 비적격 사례 비율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조사에 사용할 수 없는 전화번호의 비율입니다. 조사 과정 중에서 나오는 통계인데요. 그걸로 보니까 3월에는 그것이 50% 이상이었는데, 4월에는 10% 미만으로 나왔습니다. 무작위 추출에서는 그렇게 나올 수가 없는 것이거든요. 이게 무작위 추출이 아니거나,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두 번째로 제기한 문제는 무선 조사에서 사용된 국번이 60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3월에는 무작위로 뽑으니까 8천 개가 뽑혔는데요. 그게 국번이 총 9999개거든요. 거기서 무작위로 뽑으면 많이 뽑혀야 하는 게 정상인데요. 4월에는 60개밖에 사용되지 않아서 왜 그걸 굳이 그렇게 위험하게 했을까 하는 부분이 제가 문제 제기한 부분입니다."
-비적격 사례라는 걸 저희 같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는데요. 비적격 사례라는 게 팩스, 회사나 업체 번호. 이런 것들은 여론조사에서 샘플로 사용할 수 없는 건데, 그 비율이 3월에는 50% 이상 상회한 반면, 4월 조사에는 10%밖에 안 된다. 무작위로 하면 50%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왜 4월에는 10% 미만이었을까? 무작위가 아니라 작위적인 방법을 썼나 하는 의혹을 갖게 되신 거예요. 맞습니까?"네. 맞습니다. 정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여론조사에서 비적격 사례가 10% 미만으로 떨어질 확률이 나옵니까? 이럴 수 있습니까?"그런 경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래서 다른 경우도 찾아 봤는데요. 그쪽 분야 실무자 분들께도 여쭤봤는데, 그렇게 나올 수는 없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게 과연 어떻게 된 건지."
-조사 전문가들 입장에서 10% 미만으로 나오려면 어떤 샘플(표본)을 썼을 때 이런 조사가 나올 수 있는 겁니까? 특정한 표본 집단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이런 방법이 가능한가요?"RDD(random digit dialing)라고 랜덤(무작위)으로 뽑는 방법으로 해도 가능하지 않고요. 그런데 그게 랜덤이 아니라, 그 랜덤의 정의가 예를 들어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목록이 있어서, 그 목록에는 이미 부적격이 많이 빠져 있는 상태의 목록이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있고, 거기서 뽑았다면 이해될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RDD라는 말을 쓰면 안 되는 겁니다."
-RDD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 어떤 표현을 써야 하는 건가요?"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목록이니까 그건 굉장히 위험한 거죠. 원래는 쓰면 안 되는 거죠. 그걸 썼다는 얘기를 하는 건 아니고요."
-업체든 해당 언론사든 이 부분은 선관위가 조사를 하겠다고 했으니, 관련된 내용을 조사로 확인해 봐야겠지만요. 말씀하신 대로 대단히 위험한 것이 KBS는 대한민국 공영언론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언론사인데, 공영언론사에서 한 여론조사가 굉장히 위험한 방법으로 진행됐다면, 그 자체로 여론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조사 기간이 하루하고 2시간, 3시간을 줬더라고요. 조사 기간이 짧으면 '을'의 입장에서는 계약 기간 내에 2000명을 맞춰줘야 하니까 연령대의 쿼터(할당량)가 잘 안 차면, 편법을 쓰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 있겠죠. 그 유혹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 부분이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데이터 자체에 문제점이 있다면 이건 여론조사로 써서는 안 되는 거 아닙니까?"왜곡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조사 결과는 당연히 폐기되어야 합니다."
-앞다퉈서 굉장히 많은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그 조사 결과를 전반적으로 보면 어떠세요? 언론사들이 하루에 몇 개씩 쏟아내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KBS와 연합뉴스 만의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촉박한 대선 기간에 펼쳐지고 있는 대다수 여론조사가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지. 전문가로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제가 사실 다 점검한 것이 아니라. 이게 눈에 띄어서 어떤 분이 지적해 주셔서 자세히 들어다 본 경우라서요. 다른 게 어떻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요. 다만, 4월부터 이상하게 조사가 하루 만에 이루어지고, 그런 것들이 발표가 되는 걸 보고, 이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갖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조사 결과가 보수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왜냐면 집에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그래서 결과가 좀 왜곡되는 건데. 이걸 의도적으로 하기 위해서 짧게 준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뭐가 그렇게 급할 게 있다고. 2~3일 정도 충분히 주고 좀 더 정확하게 하는 게 나을 텐데. 짧게 하는 것 자체가 의도성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교수님 판단에는 KBS나 연합뉴스가 어떤 의도를 갖고 했다고 보세요?"뭔가 보수적으로 나오길 원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3월까지 유지됐던 문재인 대세론을 꺾고, 양강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신다는 거죠?"증거는 없습니다.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는 거죠."
-(웃음) 그러나 교수님은 전문가시고요. 왜냐면 얼마 전에 YTN 조사를 보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0% 이런 조사도 나왔어요. 이런 조사가 가능한가. 여론조사는 전반적으로 추이를 보기 위해서 하는 건데, 0%가 나오는 것도 가능한가. 이런 경우 모집단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분석도 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0.3%도 아니고 0% 나오는 게 가능한가요?"그건 가능하죠. 왜냐면 할당된 샘플이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적게 됐고, 우연히도 지지자가 한 명도 없으면 가능하긴 할 텐데요. 근데 그 결과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상식에 너무 부합되지 않고, 비슷한 시기의 다른 조사와 관련이 없으면 뭔가 의심을 할 수밖에 없게 되겠죠."
-교수님께서 가장 걱정하시는 건 조사의 왜곡인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왜곡이 여론 시장을 교란할 수 있고요. 이 교란된 여론 시장에 유권자들이 영향받지 않습니까?"영향을 받죠."
-코리아리서치의 해명을 보면 조사 방식에 변화가 생겼고, 유효한 번호의 경우에는 조사를 받지 않으면 3번 정도 콜백을 했다. 그래서 사용한 전화번호 개수 자체가 줄어든 것이지 이 조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솔직히 답변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걸 여러 번 읽어봤어요. 이게 무슨 말인가. 그런데 콜백하고 적격하고는 관련 없는 사항이고요. 그것이 제가 문제제기한 두 가지에 대한 답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콜백하고 비적격 샘플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비적격 샘플에 콜백 3번을 하든, 100번을 하든 안 받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비적격은 그 자체로 빼는 건데, 그게 3번 콜백 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 아니면 이 대답이 잘못 전달이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조사 적격성 문제와 관련해 여심위(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조사할 텐데요. 결과는 어떻게 나올 걸로 전망하세요?"그 판단이라는 것이 조작의 증거를 찾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랜덤으로 했을 때 이렇게 결과가 나오는 게 힘들다는 판단을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조작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증거가 나오기까지는 예를 들어 내부자의 증언 등이 나오기까지는 힘든 것 같고요. 다만 이러한 문제 제기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서 앞으로 조사 회사들은 훨씬 더 조심하고, 좀 더 가이드라인을 따르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거 막판까지 여론조사가 진행될 텐데요. 유권자들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몇%가 나오면 숫자만 각인되거든요. 여론조사에서 유의해서 봐야 하는 점을 조언해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조사를 적어도 이틀 이상 하고, 주말이 껴 있고, 유선조사 비율이 높지 않고. 총선은 유선조사를 쓸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면 지역 때문에. 하지만 대선에서는 유선조사를 굳이 많이 쓸 이유가 전혀 없거든요. 안 쓰면 안 쓸수록 정확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선조사 비율은 30~40% 정도로 낮은 또는 그 이하. 그리고 조사 기간이 주말 끼고 2~3일 정도면 좀 나은 것 같고요. 또 주관사가 어딘가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언론사인가에 따라서. 조작을 했다는 게 아니라 응답자들이 어디 조사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 조심하고 그런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여론조사 핵심은 문항 설계라고 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서 유권자들이 답변하는 내용이 달라진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문항 설계의 핵심이 주관사의 입장과 가치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까?"저는 그걸 말씀드린 건 아니고요. 설문 문항 같은 것들은 어차피 다 공개되는 것이라서 그걸 의도적으로... 물론 일어나기 힘든 양자 대결을 일부러 상정해서 물어보고 그런 건 조금 그렇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조사 회사의 의지로 문항을 고쳐서 편향이 생기도록 하는 부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제가 그쪽 전공은 아니고, 그쪽 부분은 잘 모르기 때문에 언급하고 싶지는 않고요. 다만, 제가 아는 부분은 의뢰하는 회사가 어디냐에 따라서 응답자 성향이 바뀌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정 지역을 편중했을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예컨대 서울 전체를 샘플링 했어도 강남구를 특정해서 많이 했거나, 종로나 마포 혹은 강북 지역을 했다거나. 이것에 따라서도 내용이 달라지는 것 아니겠어요?"그렇죠. 원자료를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어떤 부분이 있었는지를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코리아리서치처럼 60개 국번만을 사용했다는 것은 결국 특정 국번에 몰아서 조사했다는 얘기니까. 그런 의도가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죠."
-서울 권역 천 명 샘플을 했어도 그중에서 강남 지역에 직접적으로 했다면 보수층의 표심이 훨씬 많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고. 강북을 했다면 진보 성향 또는 개혁 성향. 지역적으로 좀 다르니까요. 그 부분도 조사가 좀 필요할 것 같네요."무작위로 하면 섞이는 건데요. 그 가이드라인을 얼마나 지켰는지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교수님 멀리서 전화 연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여론조사뿐만 아니라 언론 기사도 신뢰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비판적인 사고가 더욱 중요해진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론조사도 어떻게 보면 남의 생각으로 내 생각이 영향받을 수 있는데요. 그보다는 정말 깨어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욱더 깨어 있고 비판적인 사고로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방송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