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시 동구 반야월시장을 찾는 등 텃밭 지키기에 나선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선을 긋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유 후보는 11일 오후 반야월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자유한국당이나 또 이상한 당(새누리당) 하나가 생겼던데 저는 보수라고 인정 안 한다"며 "홍준표 후보 본인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인으로서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제가 더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 아직 저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태극기 집회에 나갔던 분들, 또 우리 유권자 중에 가장 보수적인 분들을 안으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며 보수층 결집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그런 정서를 악용해서 보수를 망치고 있는 정치인들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후보는 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제안한 데 대해 "그 분이 무슨 자격으로 각 당 대표와 후보를 다 모으는지 굉장히 오만한 태도"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그분은 사드에 대해서 이제까지 반대해 왔고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한다"며 "그런 발언에 대해 지금이라도 잘못됐으면 인정을 하고 국민들게 사과를 하고 말을 바꾸고 싶으면 바꾸면 된다"고 덧붙였다.
TK지역에서 아직도 '배신자'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론조사 지지율도 낮다는 지적에 유 후보는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다녀본 민심과 여론조사 숫자는 많이 다르고 그래서 저는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TK민심도 저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결국 누구를 보수의 대표로 생각하느냐 마지막에 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에 비해 보수후보는 저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거비용 문제로 중도 사퇴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유 후보는 "선거자금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포털이나 TV광고, 선거운동원과 유세차 동원에 500~600억 원 쓰는데 저는 그런 선거 안 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과 스킨십 강화하고 언론을 통해 알리고 SNS 열심히 하는 식으로 선거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자신이 지난달 28일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세 번째 대구를 찾은 이유에 대해 "그동안 지역민들이 탄핵 때문에 제일 많이 방황을 하신다"며 "제가 여기 출신이니까 이곳부터 다잡고 다른 쪽으로 많이 가려고 한다"고 말해 보수층 결집에 나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누구든지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기 안방부터 다져야 하니까 제 지역구인 주민들한테 오늘 인사 좀 드리기 위해 오랜만에 찾았다"며 "앞으로 5월 8일까지는 제 지역구에 별로 못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유 후보가 반야월시장을 찾자 상인들과 주민들은 반갑게 맞아주었다. 유 후보는 상인들의 손을 잡고 "오랫만에 왔습니다. 잘 계시죠?"라고 인사했다. 노점에서 야채를 파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건강하시냐? 오늘 비가 와서 좀 쌀쌀하다"고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
유 후보를 알아본 상인들은 이웃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했다. 한 상인은 "정권이 교체되면 화합할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또 다른 상인은 "이제 자주 볼 수 없겠네. 꼭 대통령 되이소"라며 응원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일대와 경북 상주시 서문사거리 등에서 4.12 재보선 지원유세에 참석해 마지막 유세전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