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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의 물이 맑다. 중태기라고 불리는 물고기가 유영하고 있다. 버들치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1~2급수의 맑은 물에서만 살아가는 종이다. 3월 시작한 대전천 종주의 출발점인 만인산 휴게소 아래 대전천의 모습이다.

대전천의 버들치 투명하게 맑은 물에 버들치가 눈에 들어온다.
대전천의 버들치투명하게 맑은 물에 버들치가 눈에 들어온다. ⓒ 이경호

지난 3월 대전천에 7명의 갑천생태해설가 선생님들이 모였다. 대전천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보겠다고 시작한 종주의 두 번째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4월의 대전천을 종주는 처음부터 기대감을 주고 있었다(관련 기사 : 갑천 종주에 이은 대전천 종주를 시작하다).

봄꽃들은 곳곳에서 만개하였다. 산괴불주머니라는 노란색 풀은 하천 곳곳에서 자신을 보란 듯이 피어 있었다. 현호색과의 산괴불주머니는 자태가 아름다워 요즘에는 관상용으로도 많이 재배하는 종이다. 꿀벌이 매우 좋아하는 꽃이지만 뿌리에 독이 었어 먹을 수는 없다고 한다.

산괴불주머늬 .
산괴불주머늬. ⓒ 이경호

이유를 알 수 없이 하천에 쓰러져 있는 나무가 오히려 운치 있게 느껴진다. 이 또한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쓰러진 나무에는 각종 곤충이 자라고 딱따구리들에게는 즐거운 식탁이 될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분해되고 사라질 모습이다. 자연은 이렇게 시간에 따라 매번 풍경의 모습은 보여준다.

천변에 쓰러진 나무 그저 자연을 말해주는 듯 하다.
천변에 쓰러진 나무그저 자연을 말해주는 듯 하다. ⓒ 이경호

만인산 휴게소 아래에서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위험을 마주했다. 제방이 옹벽으로 되어 있고, 식당과 주택들이 제방까지 영역을 침범하여 접근이 불가능했다. 하는수 없이 왕복 2차선도로 옆으로 종주를 이어가야 했다. 쌩쌩 달리는 차량 옆으로 걸어다니는 것은 대전천 종주에 최대 적이었다. 이런 곳이 곳곳에 존재하여 도로로 걷기를 반복해야 했다.

도로가를 걷고 있다. 길이 막혀 도로를 걷고 있는 모습
도로가를 걷고 있다.길이 막혀 도로를 걷고 있는 모습 ⓒ 이경호

대전천을 가까이 보며 걸으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남의 밭도 지났다. 정확히 말하면 하천변을 걷다 보니 밭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주인을 알 수 없는 밭을 지나는 것 역시 하천 종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전천 종주에서는 새로운 하천을 만날 수 있었다. 대전천과 연결된 지천들의 이름과 유래를 팻말을 세워 안내해주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는 약 106개의 하천이 있다. 이런 하천을 알려주는 작은 팻말이 참 반갑다. 한허골천 이름도 생경하기만 하다. 생소하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다.

먹티골이라는 곳에 있는 보호수는 우리에게 세월을 알려주고 있었다. 나무 수피에 만들어진 무늬는 세월이 있는 고목이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월의 인고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인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런 무늬를 장미무늬라고 한다. 얼핏 보면 장미의 꽃과도 닮아 있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연화무늬 느티나무에 만들어진 연화무늬
아름다운 연화무늬느티나무에 만들어진 연화무늬 ⓒ 이경호

하천은 국가소유의 땅이다. 개인이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다. 대전천을 걷다보니 불법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천에 작은 보를 만들어 놓았다. 중구청에 건설과에 확인해 보니 설치된 시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현장 확인을 통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종주하며 하천의 자연을 느낌과 동시에 하천 행위에 대한 조치도 가능하니 일석이조이다.

18개 지천의 푯말 18개 지천에 모두 설치한 푯말
18개 지천의 푯말18개 지천에 모두 설치한 푯말 ⓒ 이경호

대전천 상류에는 두 개의 마을이 있다. 하서동과 상서동이다. 이름으로는 상류가 상서동일 것 같지만, 상류가 하서동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사고하다 보니 서울에 가까운 하류가 상서동이 되고, 먼곳인 상류가 하서동이 되었다고 한다.

종주를 진행하다 하서동에서 산책을 나오신 할머니를 만났다. 수십 년간 살았지만, 마을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반겨 주었다. 사람 자체가 반가우신 모양이다. 대전천에 형성된 하서동 작은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대전천이 되기를 바란다.

종주는 상소2교에서 마무리했다. 약 5km를 걸었다. 봄을 준비하는 대전천 상류의 봄을 만끽 할 수 있었다. 꽃피는 봄 어디를 걸어도 아름다운 계절인 것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다. 대전천 종주 계절의 여왕 5월이 기다려진다.


#대전천#종주#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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