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점퍼'를 입은 안희정 큰아들, 율동팀 리더인데 '몸치'인 김광진, 문재인을 말하려다 노무현을 이야기한 우상호, 상중에도 유세장에 나와 목소리를 높인 고용진.
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모든 관심은 후보에 집중됐지만 현장에선 다양한 모습과 마주할 수 있었다. 이날 하루 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며 목격한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이모저모1] '안희정 판박이' 큰아들 "민주주의 정당정치 위해..."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 문 후보의 이날 마지막 유세를 앞두고 사회를 맡은 기동민 총괄부본부장이 한창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유세 현장을 찾은 당 관계자들을 소개하던 기 부본부장은 "소개할 사람이 또 있다"라며 안희정 충남지사의 아들인 안정균(25)씨를 거론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큰아들이 유세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열심히 같이 일하고 있으니 박수 보내주십시오."문 후보 유세가 끝난 직후인 오후 6시 30분께. 인파 속에서 안씨를 만났다. 경선 기간 동안 가슴에 노란색(경선 기간 안 지사의 공식 색깔) '큰아들' 명찰을 붙이고 다녔던 안씨는 '문재인'이 적힌 파란 점퍼를 입고 있었다.
당 공식 로고송인 '더더더송'이 크게 울리는 가운데, 안씨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얼굴은 잘 모르겠는데, 그가 이야기한 문장과 진지함은 아버지 판박이(?)였다.
- 유세단에 참여한 이유는."당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다. 어쨌든 경선 이후에 힘을 합치는 게 민주주의 정당 정치이기 때문에 힘이 닿는 한 최대한 당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 너무 정답을 이야기한 것 같다(웃음)."제 진심이다(웃지 않음)."
- 혹시 유세단에 참여할 때, 아버지가 해준 말이 있나."뭘 하게 될지 모르지만, 뭐든 열심히 하라고 말하셨다. 열심히 하겠다. 파이팅(웃음)!"
경선 내내 4번(안 지사의 기호)을 외치며 손가락 네 개를 펴보였던 안씨는 이날 기자의 사진촬영 요청에 엄지를 들어올려 보였다(기호 1번 문 후보를 상징).
[이모저모2] 모두가 왼손을 들 때, 그는 오른손을 들었다낮 12시께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거리. 대구에서 첫 유세 일정을 마무리하고 대전으로 이동 중인 문 후보를 기다리며, 유세단이 유세 차량 위에 올라섰다.
유세단 가운데에는 김광진 유세본부 부본부장이 서 있었다. 김 부본부장이 "슈퍼문 유세단입니다. 뜨거운 박수 주십쇼"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스피커에서 더더더송이 흘러 나왔다. 앞서 김 본부장이 "지금 이 공연이 우리 유세단의 첫 공연이다"라고 말했기에, 기대감을 갖고 지켜봤다.
그런데, 김 부본부장의 몸짓이 예사롭지(?) 않았다. 팀원들이 뒤로 갈 때 그는 앞으로 나왔고, 왼팔을 들 때 오른팔을 들었으며, 오른쪽을 바라볼 때 정면을 바라봤다. 공연이 끝난 후, 우연히 김 부본부장을 만났다.
- 혼자 너무 틀리시던데요(웃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매우 길게 웃음을 내뽑은(?) 그는 "처음이니 양해 부탁드린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모저모3, 4] 잘못 나온 그의 이름 그리고 상중(喪中) 유세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 문 후보가 현장에 도착하기 직전, 이번엔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연설을 이어가며 지지를 호소하던 우 위원장의 입에서 '문재인' 세 글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 나왔다.
"우리에게 노무현, 아니 문재인 후보는…. 아이고, 죄송합니다. (말이) 꼬여서요."정확히 말하면 우 위원장이 "현"까진 아니고 "ㅎ" 정도까지 말했던 것 같다. 우 위원장의 실수에도 청중들은 "괜찮아요", "우상호 파이팅" 등의 응원이 나왔다.
한편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빙모상을 당했음에도 광화문광장 유세 현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특히 직접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높이며 문 후보 지지를 소호했다.
그는 10분 가까이 이어진 유세 말미에 "저는 오늘 장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이 자리에 왔다"라며 "장례식장에 있어야 하지만 여러분께 간곡한 호소를 드리고자 이곳에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앞길이 결코 순탄한 길이 아니다. 5월 9일 문재인으로 정권교체 이뤄내자"라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이 목소리를 높이자 청중들은 박수로 위로와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