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총격 테러로 더욱 안갯속에 빠진 프랑스 대선이 하루 앞두고 다가왔다.
프랑스는 오는 23일(현지시각) 전국 6만7천여 투표소에서 대선 1차 투표를 치른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득표자가 5월 7일 결선투표를 치러 최종 당선자를 확정한다.
4명의 유력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이번 대선에서 중도신당의 '젊은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고, 경륜 부족과 정당 기반이 약하다는 우려가 있다.
AFP가 21일 공개한 최종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은 23%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48)가 22%로 바짝 뒤쫓고 있다.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과 급진좌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65)은 19%로 동률을 기록했다.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근소한 데다가 아직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정치에 반감을 느껴 기권할 것이라는 유권자도 30%에 달하면서 누구도 최종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1차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0일 파리 도심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총격 테러로 경찰관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표심이 달라질 수도 있다.
30대 '젊은 돌풍' 마크롱, '극우' 르펜 막을까반이슬람·반난민 정책을 줄곧 주장해온 르펜은 즉각 강력한 국경 통제와 이민자 축소를 강조하며 이번 사건을 호재로 활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슬람 테러리즘에 강경 대응하는 인물이 승리할 것"이라며 사실상 르펜을 공개 지지했다.
위기감을 느낀 마크롱은 "르펜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라며 "프랑스 국민들은 두려움과 분열에 굴복하지 말고, 오로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CNN은 이번 프랑스 대선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등과 함께 최근 서방 국가에서 불고 있는 반이민·반다문화·반자유무역의 시험대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연합은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르펜이 최종 당선되어 영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탈퇴하면 '존폐 위기'에 빠질 수 있어 이번 대선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기록적인 경기 침체와 실업률,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위협에 빠진 프랑스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