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대전을 찾아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심 후보는 자신의 별명을 '심알찍(심상정을 알면 심상정 찍는다)'이라고 소개하면서 '거침없이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24일 햇살이 따가운 오후 대전 유성구 궁동 로데오거리에 심 후보가 나타났다. 이곳은 충남대학교와 가깝고 카이스트가 멀지 않아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다.
심 후보가 도착하기 전 '심쿵 유세단'이 춤으로 흥을 돋웠고, 카이스트 한성진 학생이 성수수자로서 자신의 '커밍아웃 스토리'를 들려주며 심 후보만이 성소수자도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줄 후보라고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어 유세차에 오른 심 후보는 300여명의 지지자 및 당원 등에게 "저는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은 개방적이고 다양한 사회, 인간이 중심이 되고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제가 출마한 이유"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젊은 청년학생들을 향해 "고단한 청년들의 삶을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청년들의 미래가 열릴 때, 청년이 행복한 사회가 될 때 대한민국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는 청년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과감한 개혁으로 비정규직을 없애고 청년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사람, 청년들의 고단한 삶을 아파할 수 있는 사람,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야 한다"며 "그게 누구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시민들은 "심상정! 심상정!"을 연호했다.
심 후보는 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저는 할 말은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TV토론에서 문 후보를 공격한 것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 "대통령선거는 당선자 한 사람 가려내는 선거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어물어물해서는 안 된다. 분명히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 저는 대선후보로서 상대후보의 정책을 혹독하게 검증해야 하는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겨냥했다. 그는 "안 후보의 개혁은 방향을 잃었다. 보수표를 얻어서 집권하겠다는 것에 눈이 멀어 있다"고 비난한 뒤 "무엇을 하든지 다 좋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망국적 색깔론', '종북론'에 올라타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정치 하자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만18세 투표권 청년층 공략을 위한 공약을 쏟아냈다. 그는 ▲ 만18세 투표권 보장 ▲ 군 개혁 ▲ 반값등록금 ▲ 청년사회상속세 도입 등을 설명하면서 "기득권 세력에 대항하여 단호하게 싸워왔던 저 심상정만이 과감한 개혁을 통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또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사표심리'를 경계했다. 그는 "예전 선거에서 될 사람을 밀어주자고 해서 된 사람, 지금 어디 가 있나. 감옥에 가 있다"며 "또한 정권교체를 위해서 최선이 아닌, 차선후보를 찍었지만 여러분 삶 얼마나 변화했느냐. '사표'는 자신의 소신을 꺾고 대세에 편승하는 게 바로 '사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내가 진정으로 믿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게 진정한 민주주의다. 선거는 당선자만 뽑는 게 아니라 개혁의지와 정책을 가지고 심판을 받는 게 선거다"라면서 "단언컨대 대한민국 개혁의 키는 저 심상정이 가지고 있다. 저의 지지율이 낮으면 차기 대통령은 촛불시민들의 뜻을 잊을 것이다. 저 심상정에 투표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고양시 주민들이 자신을 '심알찍(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하면서, "걱정 말고, 거침없이 심상정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연설은 약 1시간 동안이나 이어졌다. 심 후보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젊은 청년들이 더 많이 모여들었다. 또한 심 후보는 연설을 마친 후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즉석문답을 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은 '안보문제', '낮은지지율', '미세먼지 대책' 등을 질문했고, 이에 친절하게 답변한 심 후보는 "자 이제 저 심상정 찍어도 되겠죠?"라고 묻기도 했다. 유세를 마친 심 후보는 '심쿵 유세단'과 함께 춤을 추며 시민들에게 하트를 날리기도 했다. 또한 유세차에서 내려오자 같이 사진찍기를 요청하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심 후보의 연설을 들었던 충남대 학생 장혜린씨는 "심 후보의 연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직까지 뚜렷하게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었는데, 오늘 들어보니 민생정책이나 청년정책, 인권문제 등 심 후보의 정책들이 마음에 들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