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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자료사진)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자료사진) ⓒ 이희훈

삼성그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최씨 딸 정유라 선수 승마훈련 지원을 두고 긴밀히 연락을 취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은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사건 7차 공판에서 최씨의 차명폰 통화내역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최씨가 비서에게 2015년 12월 김아무개씨 신분증을 주며 휴대전화 한 대를 개통하라 지시했고, 이 번호를 2016년 8월 29일까지 사용하며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주식회사 삼성전자 명의 번호, 딱 두 대하고만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7월부터 최씨는 측근 박원오씨를 거쳐 삼성그룹과 연락했다. 그러다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2015년 12월부터는 최씨가 직접 움직였다. 특검은 그가 2015년 12월 22일~2016년 7월 6일 이 차명폰으로 황 전 전무와 210차례 연락을 주고받았고 때론 인천공항 내 호텔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검사는 "최씨는 황 전 전무와 연락하기 위해 차명폰을 개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 번호 진짜 사용자는? "윗사람일 것"

최씨가 연락을 주고받은 나머지 번호의 주인은 삼성전자였다. 이 번호는 회사에서 필요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빌려주는 것으로, 특검은 실제 사용자를 확인하진 못했다. 하지만 이 번호의 존재는 "황 전 전무 외에 다른 삼성전자 사람이 최와 연락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김 검사는 설명했다.

'다른 사람'은 누구일까. 변호인단은 "이 전화도 황 전 전무가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와 원래 개인전화로 통화했는데 전화를 놓치면 그가 가끔 화를 내서 전화를 잘 받으려고 하나 더 준비했다는 것"이라는 얘기였다. 변호인단은 또 "황 전 전무는 승마지원 실무담당이라 최씨와 연락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수백통 연락한 것도 대부분 약속을 잡는 내용 등의 문자메시지"라고 했다.

하지만 특검은 황 전 전무가 두 번호 모두 사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검사는 "그렇다면 당연히 두 번호 사이에 통화내역이 없어야 하는데 황 전 전무 번호와 삼성전자 번호의 통화내역이 있다"고 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황 전 전무에게 (이 번호를) 물었을 땐 '모른다'고 했다"며 "저희는 다른 승마관계자가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측컨대 윗사람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승마지원에 얽힌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이나 장충기 전 차장 아니면 이재용 부회장일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는 얘기였다. 변호인단은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정리했다.

최순실-박근혜... 태블릿PC 보도 땐 새벽까지 국제통화

 최순실 씨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최순실 씨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두 사람의 '핫라인' 통화내역도 제시했다. 010-XXXX-4021이란 박 전 대통령의 차명폰은 통화내역 조회 결과 최씨와 2016년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모두 573번 통화했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자 두 사람은 9월 3일~10월 26일까지 127차례 연락을 주고받았고, 10월 24일 JTBC가 최씨의 태블릿 PC를 보도한 날에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도 여러 번 통화했다. 당시 최씨는 독일 체류 중이었다. 특검은 또 최씨 어머니 임선이씨가 대신 체결한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매매계약서 등을 제시하며 "두 사람의 깊은 관계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뇌물 수수 공모 여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들은 "차명폰이나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을 제시하는 것을 보면 특검은 아직까지도 뇌물죄를 경제공동체로 입증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뇌물죄의 공모는 엄격히 입증돼야 하는데, 단순히 친분관계가 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증거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재용#박근혜#최순실#정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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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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