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부산의 초등학교에서는 객관식 평가가 사라진다. 부산시교육청은 "2018학년도부터 부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가 전면 폐지된다"고 27일 밝혔다.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평가를 없애는 건 부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이다.
부산교육청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기존의 학업 평가가 창의적인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이날 오전 부산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처럼 정답 고르기 중심의 객관식 평가 비중이 높게 지속되는 한 우리 학생들이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수동적인 학습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은 기존의 객관식 평가로는 "암기 중심의 문제풀이식 교육방법에 강점을 가진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는 더욱 어렵다"고도 밝혔다. 객관적 평가를 없애 학생들의 주도적 학습 능력은 키우고, 사교육은 줄여나가겠다는 게 부산교육청의 목표이다.
객관식 평가가 사라진 자리는 서술과 논술 중심의 평가로 바뀐다. 부산교육청은 이번 조치가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미 2015년부터 초등학교 평가 방법 개선을 위해 서술·논술평가를 수행평가의 5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했고, 우수 평가 문항도 연 두 차례씩 제공해왔다.
이러한 사전 작업을 거쳐 오는 6월부터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를 위한 공청회가 시작된다. 7~8월에는 평가전문가 연수를 시행해 2학기에는 교과별 성취기준 중심의 서술·논술 문항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9월에는 시범학교 10곳을 선정해 운영에 들어간다.
김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학생을 길러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배우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토론과 질문이 일상화된 수업 속에서 문제해결력과 자기학습력을 키우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힘과 뜻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