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홍준표'(이하 홍준표)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거짓말이다. 그것은 그가 거짓말이란 말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공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TV토론 때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오늘도 거짓말 할 거냐"고 선제포문을 열고 늘상 거짓말 프레임을 문재인에게 강요하고 낙인찍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재밌는 사실은 토론 후 팩트체크를 할 때마다 오히려 홍준표의 거짓말 실적만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것이다.
대충 생각나는 것들만 몇 개 들어보자.
JTBC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홍준표는 노무현 정부 있었던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거론하면서 "노 대통령이 간첩단 사건 수사 당시 국정원장까지 해임시키면서 수사를 막은 사건이다. 당시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 있을 때다. 문 후보는 비서실장을 하면서 왜 김성규 전 국정원장이 7개 그룹을 수사하려는 데 못하게 했는지 해명하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말임이 금세 드러났다. 팩트 체크 결과,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하나. 그때 나는 청와대에 있지도 않을 때다"는 문재인의 항변처럼, 일심회 사건은 2006년 10월에 발생했고, 문재인은 그 해 5월에 비서실장을 그만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홍준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잘못된 것을 가지고 상대를 거짓말장이로 몰아붙인 것이다.
돼지발정제 사건 또한 홍준표의 정직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시금석 중의 하나다. 홍준표는 자서전에 적은 돼지발정제 에피소드가 큰 문제가 되자 "사람들이 옆에서 한 얘기를 들은 것이지, 내가 관여한 것은 아니다"고 발뺌했다. "내가 한 일도 아니고, 친구가 한 일을 말리지 못한 것이 죄"라며 "12년 전 펴낸 참회록은 이를 잘못했다고 쓴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거짓말이다. <나 돌아가고 싶다>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에서, 홍준표는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 장난 삼아 한 일이지만..."이라고 적었다. 자기가 관여하지도 않았다면서 "다시는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장난 삼아 한 일"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 그것이 정상적인 양심과 지각을 가진 사람의 태도일까?
문재인과 세월호 참사를 엮기 위한 홍준표의 무리한 주장도 빼놓으면 섭하다. 홍준표는 지난 3월 28일 "유병언 회사에서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문재인 변호사가 세모그룹에 1153억 원 채무 탕감을 해줘서 유병언이 재기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지만, 이것 역시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심하게 어긋난 거짓주장이다.
문재인이 맡은 것은 세모그룹 파산관재인이 아니라 법원이 피해자들의 채권 확보를 위해 선임한 신세계종금의 파산관재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준표는 자신의 거짓말을 사과하기는 커녕 4월 13일에도 "세월호 유병언이 1155억 원을 노무현 정부 때 탕감하면서 살아났다"는 거짓말을 되풀이했다.
홍준표의 거짓말과 말바꿈, 논리비약 등을 이 자리에서 세세히 인용하고 소개하려면 아마도 밤샘노동을 해야 할 것이다.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나, 좌파정권이 북한에 수십조를 퍼줘서 북한 핵개발로 전용됐다는 주장, 그리고 좌파정권이 집권하면 미국이 우리와 상의 없이 북한에 선제타격할 것이라는 주장, 한미FTA를 자기가 체결했다거나 강성노조 때문에 기업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주장 등등, 하고픈 말은 너무 많지만 이만 줄이련다.
홍준표는 평소 입만 열면 거짓말 정치인에 대해 이렇게 떠벌였다. "대통령은 거짓말 하면 안 된다. 거짓말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잘못한 것은 국민들한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대통령이지 지도자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나라가 어느 쪽으로 가겠나. 애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다."
이제 그 말을 홍준표에게 돌려주고 싶다. 홍준표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난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공개사과할 용의가 있는가? 나아가 거짓말 하는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소신에 따라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할 용의가 있는가? 이 나라의 밝은 미래와 자라나는 어린애들을 생각해서라도 바르게 결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