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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까지 물고기 산란이 이루어진 낮은 수초대가 물 밖으로 드러나 바짝 말라버렸다.
최근까지 물고기 산란이 이루어진 낮은 수초대가 물 밖으로 드러나 바짝 말라버렸다. ⓒ 김종술

하룻밤 사이에 공주보 수위가 1m가량 낮아졌다. 이로 인해 미처 피하지 못한 물고기와 어패류 등이 집단 폐사했다. 수초대 물고기 산란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2일 이른 폭염이 찾아왔다. 한낮 기온이 26도까지 치솟았다. 2일 성가소비녀회 최 다니엘 수녀와 동행하여 4대강 모니터링을 위해 찾아간 공주보의 수문이 열려있다. 봄철, 물고기 산란기 수문이 열리기는 처음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의 흐름이 막히면서 쌓인 펄 때문에 한발 내딛기도 힘든 지경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의 흐름이 막히면서 쌓인 펄 때문에 한발 내딛기도 힘든 지경이다. ⓒ 김종술

 물 빠진 강변 신발이 찍힌 장소에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꿈틀거린다.
물 빠진 강변 신발이 찍힌 장소에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꿈틀거린다. ⓒ 김종술

가슴까지 올라오는 바지장화를 입고 들어간 강변이 온통 펄 밭이다. 찍힌 발자국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유충이 꿈틀거린다. 물이 빠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조개들이 한발 내딛기가 힘들 정도로 수두룩하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깊은 펄 때문에 옴짝달싹 하지 못할 정도다.

허벅지만한 대형 잉어도 죽었다. 신발보다 더 큰 붕어에는 파리가 잔뜩 달라붙었다. 산란을 하지 못한 배부른 물고기부터 손가락 크기의 작은 치어들까지 온통 죽은 물고기가 썩어간다.

최근까지 붕어, 잉어 등 물고기 산란이 이루어진 낮은 수초대도 타는 햇살에 말라간다. 낮아진 강변에는 수자원공사 공주보 보트만 빠른 속도로 강물을 휘젓고 다닌다.

수자원공사 공주보 담당자는 "공주보 콘크리트 고정보 위에 1m 전도식 수문 중 유압배관에 문제가 발생했다. 시공사(SK건설)에서 하자 보수로 수문을 다시 세우기 위해 어제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1m가량 수위를 낮추었다. 농번기를 생각해서 곧바로 수위를 정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4대강 사업으로 어류 종 다양성 떨어져"

 물 빠진 강변은 죽은 물고기 전시장이다. 죽은 물고기엔 파리가 잔뜩 달라붙어 있다.
물 빠진 강변은 죽은 물고기 전시장이다. 죽은 물고기엔 파리가 잔뜩 달라붙어 있다. ⓒ 김종술

 물 빠진 강변은 죽은 물고기 전시장이다. 죽은 물고기엔 파리가 잔뜩 달라붙어 있다.
물 빠진 강변은 죽은 물고기 전시장이다. 죽은 물고기엔 파리가 잔뜩 달라붙어 있다. ⓒ 김종술

 공주보 보강 공사를 위해 물을 빼면서 작은 물고기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죽었다.
공주보 보강 공사를 위해 물을 빼면서 작은 물고기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죽었다. ⓒ 김종술

전북대학교 어류학과 김익수 교수는 "현장에 가보지 않아서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산란 장소가 물밖에 드러나면 알이 부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물고기 종에 따라서 여러 차례 산란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종에 따라서는 1차례 산란으로 끝나기도 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물고기에 따라서 알을 낳는 장소가 다르다. 담수호 같은 경우는 가장자리에 알을 낳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양염류가 많아 먹이가 풍부하고 큰물고기 등 포식자의 습격이 적은 곳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알을 낳았는데 급격하게 물이 빠졌다면 살아날 가망이 없다. 특히 담수호에 서식하는 붕어 잉어는 낮은 수초와 자갈 모래에 알을 낳는다. 4대강 사업으로 줄어든 강바닥의 펄층을 생각한다면 수초대와 나뭇가지 외에는 산란 장소가 없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팀장은 "4대강 사업으로 물고기들의 종 다양성이 떨어졌다. 해마다 반복되는 물고기 떼죽음으로 물고기를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다. 요즘은 물고기 산란기로 민감한 시기에 수문을 열어버렸다면 올해 물고기 산란을 끝으로 봐도 될 것이다"고 비난했다.


#4대강 사업#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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