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저녁 대통령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직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한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권양숙 이사장의 조호연 비서실장과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는 9일 오후 10시경, 봉하마을 방앗간방이오센터 2층에서 모인 사람들 앞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호연 비서실장은 "문 후보가 이날 오후 8시 20분경 권 여사님께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고 밝혔다.
조호연 비서실장은 "이곳에 많은 분들이 와 계신다고 전했더니, 여사님께서는 깜짝 놀라시면서 융숭하게 대접을 해드려야 하는데 사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셨다"며 "그러시면서 맹목적인 사랑은 삼가신다고 하셨고, 여기 계신 분들 때문에 용기가 난다고 하시더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라고 하셔서 전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권양숙 여사님 사랑합니다"고 외치기도 했다.
앞서 노무현재단 회원 '박재홍씨는 개표방송 시청 진행을 하면서 "권양숙 여사님 많은 생각이 있을 거 같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사저에 들릴 때까지 함성을 지르자. 권양숙 여사님 힘내시라는 뜻으로 '권양숙 여사님 사랑합니다'라 외치자"고 한 뒤 "다음에도 노무현의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김정호 대표는 "오늘 이 기쁨을 손꼽아 기다렸을 분이 바로 권양숙 여사님이시다. 그 심정을 잘 아시는 문재인, 유력한 당선자가 직접 전화해서 통화를 했다고 한다"며 "이 자랑스러운 소식을 노무현 대통령께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는 "새로운 봄이 시작되었습니다"라 적은 펼침막을 걸어 놓고 계속해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바보들의행복한동행봉사단' 이도영 사무국장은 "'노빠'들은 지난 7년 동안 노무현만 생각했다. 이제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며 "국민들이 승리했다. 이제는 5년 동안 관심을 갖고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했다고 말하면서 문재인을 지켜나가자"고 말했다.
김정호 대표는 "이겨서도 고맙고 이렇게 꽉 채워주어 고맙다. 어줍잖게 봉하에서 농사를 지은 지 10년이 되었다. 어려움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자원봉사자들이 저의 손을 잡아주고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그런 것들이 하나씩 모아서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을 이어 3기 민주정부를 출범시키게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가 고향이라고 한 김선옥(진영)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더욱 생각난다. 2008년 퇴임하던 날 8시간 동안 음식을 준비했다. 그때 손을 한번 잡아보고 싶었지만 하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잡지는 못했다"며 "이제는 대한민국이 지역을 떠나서,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한다. 나라다운 나라를 다 같이 만들자"고 말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불렀던 <타는 목마름으로>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또 참가자들은 "노무현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 됐다"며 "노무현, 문재인,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을 위하여"라며 건배하기도 했다.
권양숙 이사장은 이날 오전 8시 진영한빛도서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고, 특별한 소감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