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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밀 230만톤 vs 우리밀 3만 2천톤
- 수입밀 백 번 먹을 때 우리밀 두번만 먹으면 살립니다


천신만고 끝에 민주정권 3기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해방 이후 72년 동안 고작 단 세번뿐인 민주정권입니다. 이번 민주정권은 앞선 민주정권보다 의미가 남다릅니다. 촛불시민이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며 일구어낸 민주정권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군부독재에 맞서고, 전두환 신군부에게 고난을 받으며 한평생 굴하지 않고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농민운동을 하고 한 백남기 농민. 결국 박정희의 딸 박근혜에 의해 물대포를 맞고 돌아가시면서도 촛불시민혁명의 밑불이 되셨습니다. 우리 농민들은 우리가 백남기다라는 정신으로 똘똘 뭉쳐 박근혜 퇴진 운동에 1년이 넘도록 앞장섰고 결국 촛불시민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민주정권 3기, 문재인 정부 첫 날 백남기 농민을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사건 진상을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응당 그리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평생 올곧게 산 존경받는 농민을 무도하게 죽인 사람들은 응분의 처벌을 받으면 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우리 농민들의 죽음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한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남은 건 가난과 병든 몸, 사회적 무관심만 받은 우리 농민들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며 백남기 농민은 아스팔트에 섰다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백남기 농민께서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시작한 지 30년째입니다. 시골을 돌아다니며 토종 우리밀 씨앗을 찾아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었습니다. 우여곡절이야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지난 30년 국내 밀 자급률을 2퍼센트 가까이 올려 놓았습니다. 한 해 생산량이 3만 2천톤에 이릅니다. 많다구요?

식용 수입밀 한 해 수입량이 얼마일까요? 무려 230만톤입니다. 한 해 국내 쌀 생산량의 절반에 이릅니다. 쌀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곡식을 덜 먹어서가 아니라 바로 밀 소비가 늘어서입니다. 그것도 미국산 수입밀 때문입니다. 바로 이 문제 때문에 백남기 농민께서 우리밀살리기 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밀을 살리면 우리쌀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백남기 농민과 30년 동안 우리밀살리기운동을 함께 해온 최강은 우리밀 일꾼이 말합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고작 3만 2천톤 소비를 못 시켜서 재고가 쌓여 우리밀 농민들이 신음한답니다. 우리밀을 가공해서 국수와 라면, 과자를 만드는 우리밀 가공공장들 역시 판매가 저조해서 망한다고 신음합니다.

우리는 거의 날마다 수입밀 식품을 먹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제과 체인점에서 수입밀 빵을 사먹습니다. 대기업 식품회사에서 만드는 수입밀 라면과 과자를 날마다 먹습니다. 그 양이 한 해 230만톤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살충제와 수확 전 제초제 살포 오염으로 수입밀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음에도 우리는 날마다 수입밀 식품을 먹습니다. 30년 동안 우리밀살리기운동을 하며 세상에 알렸음에도 도시 사람들은 요지부동 수입밀 식품을 즐겨 먹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 한해 생산량 3만 2천톤만이라도 우리밀을 소비해 주는 길은 없을까요? 우리밀 소비가 늘어나고 재배면적이 해마다 조금씩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지요. 농민과 우리밀 가공식품 일꾼들은 도시 사람들이 우리밀 식품을 찾기만 하면 얼마든지 생산을 하고 가공을 해서 밥상에 올려 드릴 수 있습니다.

수입밀 230만톤과 우리밀 3만 2천톤. 국제곡물기업과 우리밀 소농. 식품대기업과 중소규모 영농법인과 생협.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입니다. 우리 농민들이 그 힘겨운 아스팔트 투쟁보다 힘들어 하는 것이 시장과 자본과의 싸움입니다. 이는 농민들의 힘만으로는 이길 없습니다. 도시에 사는 촛불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촛불시민이여! 우리가 민주공화국을 위해 촛불을 들어 결국 승리했듯이 우리밀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다윗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 봅시다. 그것이 바로 백남기 농민께서 촛불시민들에게 바라는 바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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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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