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양정철 전 문재인캠프 비서실 부실장이 15일 대통령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양 전 부실장은 이호철 전 민정수석처럼 당분간 해외에 나가있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양 전 부실장은 지인들에게 '퇴진'의 뜻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내기에 앞서 15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을 했다. 대통령의 핵심참모는 "양 전 부실장이 완강하게 '내가 남아있는 게 문재인 정부에 도움이 안 되고 부담만 된다. 그러니 당분간 (해외에) 나가 있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의 눈가가 촉촉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참모는 "멀게는 2002년 대선, 가깝게는 2009년 노무현재단 이사장(문재인)과 사무처장(양정철)으로 맺어졌던 두 사람의 인연이 한 매듭을 짓는 순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청와대 인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태스크포스(TF)팀 형식으로 경내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의 지인들도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양정철은 작년 총선 직후부터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을 문 대통령 주변으로 이끌었고, 말 그대로 자기를 다 던져서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라며 "울컥한 마음에 '나를 두고 당신만 떠나는 건 무슨 경우냐'고 한소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던 만큼 "대선 이후 퇴장은 시간 문제였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캠프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당 선대위에서 그를 비서실 부실장으로 쓸 때도 안희정·이재명 측 인사들과 함께 '공동 부실장'으로 인선을 발표해야 할 정도로 견제가 극심했다"며 "새 정부에서 무슨 자리를 맡아도 구설수를 피할 수 없으니 본인이 못 견디고 나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의 지인이 있는 뉴질랜드로 곧 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출국 날짜와 대상 국가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고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그의 동료는 "양정철은 '어디로 나간다'는 얘기가 먼저 돌면 일부러라도 바꿀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대표 시절 측근 최재성 "저는 권력 만들 때 어울리는 사람"'양정철 인맥'으로 분류되는 다수의 인사들이 청와대에 계속 남아 문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대통령 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지만, 다수의 지인들은 "아직은 먼 미래"라고 고개를 저었다.
문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시절 핵심참모였던 최재성 전 의원도 같은 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당분간 임명직 공무원을 맡을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전 의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권력을 만들 때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순항할 때보다는 어려울 때 더 의지가 일어나는 편이다. 인재도 넘치니 비켜 있어도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3선 의원에 민주당 총무본부장을 지낸 그는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캠프에 참여하지 못하다가 4월부터 문재인 선대위 종합상황본부 제1상황실장으로 복귀했다. 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여성위원장)과 김현빈 빈컴퍼니 대표 등이 그가 2016년 총선 당시 영입한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