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2일만인 21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주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경남 양산시 매곡동 사저를 찾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양산 상북면에 있는 선영을 참배한 뒤 오후 3시50분께 사저로 왔다.
이날 문 대통령 내외는 사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국민이 만든 19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이웃주민 일동'이라고 쓴 현수막이 걸린 사저 앞에서 주민들은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들 주민과 '셀카'에 응하며 대통령이 되고 나서 사저 인근 주민과 첫 만남을 가졌다.
사저와 담 하나 사이를 둔 50대 이웃이라고 밝힌 주민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먼저 다가와서 '잘 지내셨죠. 건강하셨죠'라며 인사를 건넸다"며 "지난주 김정숙 여사도 만나고 이렇게 대통령까지 만나게 돼 기쁘다. 이웃이 대통령이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사저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 산다는 김성숙(70) 씨는 "대통령이 마을에 도착해서 20∼30분 정도 주민과 인사하고 셀카도 찍었다"며 "외지인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대통령 도착 때 100여 명이 환영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사저로 들어간 이후에도 소식을 들은 인근 주민과 외지인 방문이 잇따랐다.
사저 입구 10여m 앞에선 경호상의 이유로 일반인 출입을 통제했는데도 주민과 방문객들이 혹시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하며 기다렸다.
경호원들이 '오늘은 사저 밖으로 안 나오신다. 휴가 오셨으니 쉬게 해달라. 일정이 끝났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도 이들은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결국 일부 주민과 외지인이 "대통령님, 나와 주세요. 보고 싶어요"라고 외쳤다.
10여차례 간절한 호소가 통했는지 갑자기 문 대통령이 사저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를 본 주민과 방문객들 사이에선 "와"하는 함성이 터졌다.
분홍빛에 녹색 줄무늬가 들어간 캐쥬얼 와이셔츠를 바지 바깥으로 뺀 편안한 차림의 문 대통령은 목소리를 높여 보고 싶다고 외치던 이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에 응했다.
대략 50여 명과 차례로 촬영을 했다.
그러면서 안면 있는 사람에게는 '어디에서 왔느냐. 사는 곳은 어디냐'며 안부를 전했고, 어린이들에게는 몸을 낮춰 셀카를 찍거나 사인해주기도 했다.
일일이 촬영하기를 20분 이상 계속한 문 대통령은 줄을 서서 기다린 마지막 사람까지 촬영을 마치고 나서야 손을 흔들며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사저로 되돌아갔다.
사저 입구에서 2시간여를 기다렸다는 인근 마을 주민 신호순(70·여) 씨는 "문 대통령이 사저로 온다는 뉴스를 보고 아들을 졸라 급히 왔다"면서 "대통령님을 보지 못하고 그냥 가기가 아쉬웠는데 결국 사진까지 찍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다른 마을에 산다는 황무현(56)씨도 "저렇게 친절하게 국민을 대하는 대통령은 처음이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서재수 매곡마을 이장은 "이웃이 대통령이 돼서 돌아와 마음이 흐뭇하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사저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주민 등이) 배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소집 등을 지시해 사저에서도 제대로 휴식을 갖지 못하고 비서관들과 대응책을 숙의하느라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5/21 19:4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