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와 아산시가 공동으로 노사 분쟁을 빚고 있는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이 대화를 통해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노사 분쟁에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어 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갑을오토텍 사태로 지난 4월 해당 기업의 노동조합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노동자들은 9개월째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성도 3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22일, 안희정 충남 지사는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에 함께한 가운데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희정 지사는 "노동조합을 파괴하거나 없애려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노동조합이 경영의 중요한 파트너란 사실을 회사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또 "회사는 노동자를, 노동자는 회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노사간 대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안 지사는 '갑을오토텍 사태'를 문재인 정부와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안 지사는 "지방정부의 권한 밖의 사안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도 적극 협의 하겠다"며 "(노사가) 법률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이를 시정하도록 중앙정부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갑을오토텍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것과 관련, 복기왕 아산시장은 "10개월 가까이 장기 분규가 이어져 상대적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노동조합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긴급 생활지원 대상자에 해당하는 노동조합원을 직접 상담하겠다"고 밝혔다.
복기왕 시장은 이어 "노조원들의 금융자산 조사를 통해 긴급 지원 대상자 여부를 판단하고, 이후에 긴급 생활비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가족 중에 학생이 있는 경우 교육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충남도와 아산시는 "노동이 존중 받으며 평등한 노사관계가 형성되도록 갑을 오토텍과 유성기업의 노사, 고용노동부, 사법부, 원청기업과 정부에 대해 지역 주민을 대표하여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며 6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아래는 충남도와 아산시가 내놓은 '여섯 가지 제안'의 전문이다.
첫째,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사주와 경영진은 노사합의를 위하여 적대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존중하며 준수하여 노사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노동조합은 회사의 경영권을 존중하고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활영위를 고려하여 평화로운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셋째, 고용노동부는 불법대체근로 등 위법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관련법을 엄중하게 집행하여 노동인권의 헌법정신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합니다.
넷째, 사법부는 노사분규의 장기화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신속하고 공명정대한 사법절차를 진행하여 노사관계의 기준 정립에 노력해 줄 것과, 노사는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섯째, 현대자동차 등 원청업체는 협력업체에 대하여 원청기업에도 포괄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원만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여섯째, 정부는 공평하고 공정한 근로기준과 노동관계법령 정비, 근로감독관 확충, 노동법원 설립 등을 통하여 노동인권의 가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