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날 겁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흑백 사진 앞으로 태극기를 든 이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열리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검 앞 삼거리에 그의 지지자 10여 명이 모여 박 전 대통령을 외쳤다.
'대통령을 석방하라.' 손에서 손으로 태극기를 나뉘진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준비했다. 경남에서 올라와 근처 찜질방에서 잤다는 한 여성은 전화기를 부여잡고 "우리 대통령님 죄수복 입은 거 어떻게 보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자유 대한민국'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0여 명의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저항본부라고 쓰여진 차량으로 모여 들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시끄럽다"며 한 소리씩 했지만 이들은 "더 크게 틀어 달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가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바닥에 주저앉아 "아이고 우리 대통령님"이라며 울먹이는 이들도 보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박 전 대통령의 호송차를 기다리는 언론사가 모여들자 지지자들도 웅성이기 시작했다. 경찰은 집회장소는 삼거리 앞이라며 이들을 제지했지만 "하산하라는 소리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있었다.
오전 8시 40분께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출발한 법무부 호송차가 오전 9시 10분 경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한 손에 태극기를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호송차량의 중계를 지켜보던 지지자들이 연신 "아이고"를 외쳤다. "이 빨갱이 놈들이 나라를 망치려고 죄 없는 대통령님을 사지에 내 몰았다"고 성을 내는 이도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나온 한 삼십대 여성은 "우리 대통령님을 살려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랑하는 대통령님, 우리가 기다립니다."
수인번호 503번을 단 사복차림의 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지자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재판이 몇 시에 끝나지?" "모르겠어, 밤을 새서라도 기다려야지."웅성거리는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기다리겠다고 다짐했다. 태극기를 쥔 50여 명이 국민저항본부 차량 앞에 자리를 깔았다. 차량에 오른 한 지지자는 "우리 대통령님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라며 "우리 대통령님을 지켜 드립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