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보로 고영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특임교수를 추천했다. 이에 대해 종편 출연 막말 등으로 알려진 고 교수가 방통위원 자격이 없다며 언론노조, 민언련, PD연합회, 인터넷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실제 고 교수는 종편에서의 '막말'로 인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로 두 차례 제재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2016년 총선보도 감시연대 모니터 보고서에 의하면 고 특임교수는 지난해 3개 방송사(MBN, 채널A, TV조선)에 출연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의견제시 1건과 권고 1건 등의 심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친정부 여당 성향의 막말 패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 교수가 지난해 3월 8일 총선 당시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통합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안철수 대표를 향해 "안팎곱사등이"라고 비하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졌고, 한완상 전부총리가 안철수 대표에게 "발광체라고 착각하지 말라, 반사체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내가 반사체면 문재인은 발광체냐, 그 사람이야말로 노무현의 아바타가 아니냐"라고 안철수 대표가 생각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발언을 해서 무리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22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민주당 공천평가를 "친노 본색이 드러난 거다, 본인도 얘기 했잖아요, 언젠가 터질 일이 터질 줄 알았는데 빨리 터진 것예요, 그래도 친노들이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고개를 처박고 있어도 총선 이후에나 터지지 않겠나, 팽시키려고 할거고, 불리하면 발 뺐다가 조금만 하면 머리를 들고 나서고, 끝없이 공격해서 넘어뜨리는 거예요, 친노 지금까지 안봤습니까, 친노 본색"이라고 막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지난해 3월 27일 채널A 뉴스특급에 출연해 총선정국에서 김무성을 배신자로 규정하며 "영도회군이 있기 전에 김무성 대표의 위상이라는 것은 사실 대표도 아니었어요, 누가 대표로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잖습니까. 바보로 인정했잖아요"라고 김무성 대표를 비하하기도 했다.
고 교수는 지난해 4월 11일 TV조선 시사탱크에 출연해 울산에서 윤종오 무소속 후보 등으로 단일화되자, 민주당이 구 통진당 종북과 연대했다고 비판하면서 "이석기 같은 교두보가 원내에 다시 만들어진다는 것은 종북 숙주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경력을 싹 지웠다" "문재인 전 대표가 통진당 출신 무소속 후보 두 명한테 단일화시켜 줬다"고 밝힌적도 있다.
2016년 총선보도 모니터 보고서에 의하면 고 특임교수는 지난해 8월 15일부터 10월 13일까지 4개 방송사(종편) 35개 프로그램에 111회 출연해 종편 최다 출연 패널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방송에 출연해 이런 막말을 한 고 특임교수를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로 국민의당이 추천한 것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노조, PD연합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등이 추천을 제고해 주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7일 오후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올 종편 재승인 과정에서 막말 패널 근절을 위한 원스트라이크아웃제가 도입됐다"며 "방송을 통해 막말을 해 무리를 일으킨 고 특임교수는 방통위 상임위원 자격이 없다"고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27일 PD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당은 자격미달인 고 교수 추천을 즉각 백지화하라"며 "언론인 본연을 던지고 정치권력 주변을 배회하는 자가 공영방송을 감독한다는 것을 우리 3천 PD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은 "국민의당이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줄곧 얘기했는데, 방송에 출연해 막말로 방통심의위원회 제재까지 받은 사람을 방통위원으로 추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현재 KNN 사외이사를 하고 있는 고 교수가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 종사자가 방통위원을 하려면 3년이 지나야 한다는 방통법의 취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상혁 변호사는 "사외이사의 경우 집행임원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기능도 있지만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회사경영을 지원 자문하는 역할도 있는 점에 비추어 넓게 보면 사업자와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고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열어 고영신 교수 방통위원 추천 건을 논의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