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한국산연(산켄전기)의 부당해고 사유는 더 많아졌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보다 더 많은 사유를 들어 한국산연에 대해 부당해고라 판정한 것이다.
이는 30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와 금속법률원(법무법인 여는)이 받은 중노위 판정서를 통해 밝혀졌다. 중노위는 지난 4월 28일 심문회의를 열어 '부당해고'라 판정했고, 이날 판정서를 보내왔다.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에 공장을 두고 엘이디(LED) 조명을 생산해 오던 한국산연은 지난해 9월 30일, 경영상 이유를 들어 생산부를 폐지하고 영업부만 운영했다.
이에 비조합원 1명을 포함한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조합원 33명이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노동위원회에 냈던 것이다.
지노위는 지난해 12월 27일 '부당해고' 판정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심신청했다. 그 후 중노위는 "재심 신청을 기각한다"는 판정을 했다.
부당해고 여부는 (1)'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와 (2)'해고 회피 노력을 다했는지 여부', (3)'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정했는지 여부', (4)'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결정한다.
지노위는 (1), (2), (4)에 대해서는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3)에 대해서만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여 부당해고라 판정했다. 그런데 중노위는 (1)에 대해서는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모두 노조의 주장을 인정했다.
중노위는 "총자산 대비 부채규모가 5배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모회사(산켄전기) 차입금을 통해 지불불능한 상태인 도산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중노위는 '해고 회피 노력'에 대해 "해고될 수밖에 없음을 전제로 희망퇴직의 기회를 부여하고, 외주생산업체로 고용승계의 계획 자체가 구체적이지 않다"며 "종합해 볼 때 사용자는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해고 기준'에 대해, 중노위는 "해고대상자 선정 기준이 생산직과 사무직을 다르게 적용해서 부당하고, 생산직 중에서도 관리직으로 배치전환할 수 있는 인원이 있는지 논의조차 하지 않았으며, 사용자가 생산직 근로자 전체를 해고 대상으로 선정하려면 노조와 그 기준을 합의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사용자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노조와 성실 협의 여부'에 대해, 중노위는 "사용자는 정리해고에 대해 노조와 합의를 하여야 함에도 결과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노조가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정리해고 자체를 반대함으로써 사전합의권을 남용․포기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며 "사용자는 해고 회피 방법과 기준 등에 관해 노조와 합의 또는 성실하게 협의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중노위는 지노위와 마찬가지로 노조에서 주장한 '부당노동행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한국산연 회사는 그동안 교섭을 통해 일부 희망퇴직을 받았고, 해고자 16명에 대해 지난 5월 12일 복직명령했다. 그런데 회사는 이들에 대해 의자만 놓여진 공장에 '대기'하도록 했고, R&D센터와 영업부서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