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공관 단지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31일(현지시각) 아프간 내무부 발표를 인용해 오전 8시 30분께 카불 시내 와지르 모함마드 아크바르 칸 지역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해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350여 명이 다쳤다.
이날 폭발은 아프간 주재 독일 대사관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외국 대사관과 아프간 정부 청사 등 공공 기관이 밀집한 지역이어서 외국인의 인명 피해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폭발이 발생하자 검은 연기가 주변을 뒤덮었고, 건물 외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됐다. 부상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인근에 있던 사람들이 먼저 구조에 나서기도 했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건물 일부 파손, 부상자는 없는 듯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건물도 일부 파손됐으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독일대사관, 프랑스대사관, 인도대사관, 일본대사관 등도 파손되면서 각국 정부가 피해 파악에 나섰다.
아프간 내무부는 "대형 차량에서 폭탄이 터졌다"라며 "부상자들을 카불 시내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관은 "미국 공관을 겨냥한 테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아프간은 미국을 비롯해 외국 정보 당국과 협력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외신은 탈레반이 봄을 맞아 대대적인 '춘계 공세'(spring offensive)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카불에서는 지난 3월에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군 병원을 공격해 8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