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야구 연습을 하던 연습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워싱턴D.C. 인근의 한 야구장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이 피격됐다. 또한 현장에 있던 보좌관과 의회 경찰들도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루이지애나 주 5선의 스컬리스 의원은 공화당 '넘버 3'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는 경찰의 총격을 받고 쓰러졌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의 야구장에서는 공화당 의원과 관계자들이 민주당과의 야구 경기를 위해 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엉덩이 쪽에 총을 맞은 스컬리스 의원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타격 연습을 하다가 갑자기 엄청난 총성이 들렸다"라며 "최소 50~100발 정도 발사된 것 같았고, 만약 경찰이 없었다면 대학살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용의자는 일리노이 주 출신의 66세 남성 제임스 T. 호지킨슨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열렬한 지지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을 증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소셜미디어에는 샌더스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들과 함께 "트럼프는 반역자이다.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이제 트럼프와 그의 일당들을 파괴해야 할 때"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
또한 사건 현장인 야구장을 사전에 수차례 방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샌더스 의원도 용의자가 자신의 지지자임을 인정하며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샌더스 의원은 상원 연설에서 "비열한 행위에 구역질(sickened)이 난다"라며 "진정한 변화는 비폭력적인 행동으로만 이룰 수 있으며, 어떤 종류의 폭력이라도 절대 용서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비극적인 사건에 슬픔을 느낀다"라며 "스컬리스 의원과 용감한 의회 경찰들이 총에 맞아 크게 다쳤으나 곧 회복할 것으로 믿고 기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로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는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라며 "모두가 단합하고 공통의 선을 위해 협력할 때 가장 강력해진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