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계기로 탈핵을 향한 항해를 선포하자 환경단체는 이를 크게 반겼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이들 모두 대통령 연설에서 신고리 5·6호기 중단에 명확한 입장이 없었던 점에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고려한 국가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린피스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정책 추진 발표에 대해 "국민 목소리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응답"이라면서 "오늘은 에너지 민주주의의 첫 걸음을 내딛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린피스는 한국이 신재생 에너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도 주문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자금은 재생가능에너지를 향하고 있다"면서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대통령의 결정은 매우 희망적이며, 국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그린피스는 문 대통령이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한 신고리 5·6호기 건설과 관련해서는 "신규원전 백지화의 큰 틀 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지난 정부가 신고리 5,6호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안전을 등한시하면서 내린 위법적인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전환시대 열리게 될 것"
국내 대표적인 환경운동단체인 환경운동연합에서도 "대한민국의 탈핵에너지전환 시작을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이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오늘 문 대통령의 발표는 지난 40년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중단하고, 탈핵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감격이 아닐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회를 염원해왔던 국민들의 뜻을 대통령이 나서서 적극 수용했다는 점에 환영과 지지의 입장을 보낸다"라고 응원했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 역시 "지난 대선 기간 공약했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신고리 5,6호기를 시작으로 신규원전도 취소 절차를 밟으면서 에너지전환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핵부산시민연대 "핵마피아가 경기침체 협박" 비판지역 탈핵·환경단체가 중심이 된 탈핵부산시민연대에서는 원전 산업계를 향한 쓴소리를 보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핵마피아들은 고리1호기 폐로의 의미를 반성과 책무보다 신산업 육성으로 포장하기 바쁘다"면서 "탈핵에너지 전환 정책이 경기침체를 일으킬 것이라 협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 하는 오늘, 우리는 핵산업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책무를 다시 한 번 분명히 인식해야한다"면서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우리사회의 책무를 회피하지 않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40년을 품어온 고리1호기를 떠나보내는 부산시도 영구 정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리1호기 영구 정지가 "신재생 에너지를 집중 육성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세상으로 가는 역사적 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점에는 서 시장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앞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식 요청한 바 있는 서 시장은 "신고리 5·6호기는 안 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부에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거듭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