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22일 오후 6시 22분]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22일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했다.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이날 오후 홍 전 지사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서울동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면서 홍 전 회장 등을 비난한 바 있다. <중앙일보> 등이 이에 법적조치를 예고했을 때도, 홍 전 지사는 "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봉쇄하기 위해 공적인 언론기관이 나서서 사과,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라고 맞섰다.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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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앙일보> 등의 선택은 앞서 경고한 것과 같은 '법적 조치'였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 등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홍 전 지사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일련의 표현과 문맥을 보면 그 지목대상이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임이 명백하다"며 "그 발언은 결국 홍 전 회장이 중앙일보·JTBC가 특정인이나 세력에 유리하게 보도하도록 하고 조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영향을 미쳐 특보자리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근거 없는 악의적인 거짓 발언에 불과하다"면서 "청와대의 통일외교안보 특보 지명 발표는 홍 전 회장과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으며 홍 전 회장은 특보직을 수락한 사실도, 활동한 사실도 일절 없기 때문에 중앙일보와 JTBC를 갖다 바치는 방법으로 특보 자리를 얻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그 전제부터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보 발표 당일인 5월 21일 홍 전 회장은 미국 특사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당혹스럽다'고 밝히고 같은 날 밤 청와대에 특보직을 고사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6월 19일 핵심관계자를 통해 '홍 전 회장이 청와대 발표 직후 및 그 이후로도 몇 차례 고사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고사 사실을 확인했다" 등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중앙일보> 등은 대선 보도 과정에서 엄정 중립을 지켰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영향을 끼친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들은 "JTBC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공정한 방송으로 꼽혔고 대선 당시 가장 예민한 사안 중 하나였던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북한 인권결의안 사전 문의 메모를 특종 보도한 곳은 중앙일보였다"며 "따라서 특보 자리를 얻기 위해 신문과 방송을 갖다 바쳤다는 발언은 공정성과 신뢰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인 중앙일보와 JTBC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그 소속 기자들의 명예 또한 욕되게 하는 허위 주장"이라고 홍 전 지사를 비판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과 관련해서는 "홍 전 회장은 수사 기관이나 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진술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 중앙일보와 JTBC가 편파적인 보도를 한 사실도 없다"면서 "그럼에도 홍 전 지사는 조카의 구속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홍 전 회장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등은 마지막으로 "아니면 말고 식 비방이나 폭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와 정치 문화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당당히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수사당국과 사법부의 신속하고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며 언론 본연의 불편부당하고 사실에 입각한 정론직필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전 지사는 자신을 고소한 <중앙일보> 등을 '언론권력'·'갑(甲)질'이라고 규정하며 비판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자신의 발언은 '법적 잣대'로 다룰 수 없는 '정치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소대상도 아닌 정치적 판단을 고소하여 사법수사의 대상으로 삼아 개인의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려고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홍석현 (전) 회장 측의 지난 탄핵과 대선 때의 언행, 처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란다. 유감이다"고 밝혔다.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중앙일보·JTBC는) 비판을 봉쇄하려는 무서운 언론권력"이라며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절대 갑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언론권력은 앞으로 더 힘든 세월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