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거대한 불기둥을 쏘아 올리고 있는 대한유화 온산공장 플레어스택(화학제품 연소용 굴뚝) 가동(관련 기사 :
울산 하늘에 '거대한 불기둥' 9일째 활활)에 대해 울산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대한유화 온산공장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과 달리 관할 울산시와 울주군은 업체 측의 말에만 의존한 채 혹시나 있을 피해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 굴뚝은 대한유화가 온산공장 재가동을 위해 불량 에틸렌 제품을 태우는 장치로, 가동이 시작된 이후 거대한 불기둥과 함께 검은 색 매연과 진동, 소음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대한유화 온산공장의 굴뚝 불기둥은 22일까지 18일 동안이나 계속되면서 울주군 온산읍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온산읍 주민인 윤아무개씨는 "밤낮 없이 타오르는 불기둥과 뿜어져 나오는 매연, 80dB가 넘는 소음으로 온산읍 주민들 직접적인 공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매일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불량 에틸렌을 태우면 화석연료의 여러가지 중금속과 발암성 물질들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이어서 지금처럼 대량으로 계속해 배출될 경우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온산읍 청년회는 대한유화의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울산시청 앞에서 방독면까지 쓰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 같은 주민피해가 잇따르자 지난 13일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현장에서 2시간 동안 이뤄진 매연 측정결과 매연 배출정도가 법정기준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현재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대한유화 온산공장을 조사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검찰에 통보할 방침이다.
이에 반해 온산공단을 관할하는 울산시와 울주군의 대응은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22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시와 울주군의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울산시도 매연 발생부분에 대해 개선명령을 내렸지만 진동과 소음부분은 울주군 관할이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울주군은 진동 발생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과 함께 소음발생 또한 관련 법률 규정에 따라 시운전 시작 후 30일까지는 행정처분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온산읍 청년회는 이러한 울주군 대응에 대해 '대한유화 온산공장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주군청 생태환경과 관계자는 "공장 재가동 시 기준치를 넘는 소음이 발생할 경우 업체 스스로가 저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에 따라 30일 정도 행정처분 유예기간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소음발생 억제를 위해 매일 모니터링과 현장지도를 하고 있다"며 "30일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라고 해명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대한유화 측이 불기둥이 계속되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언제쯤 상황이 개선될지 아무도 알 수 없어 시민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불안한 밤을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대한유화 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빠른 시일 내 공장을 정상화해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락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불기둥이 계속되자 "가동을 중지해도 공정에 남아 있는 가스를 태우기 위해서는 불꽃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고, 중지 후 재가동을 해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가동하면서 원인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낙동강환경유역청이나 울산시, 울주군 모두 법규를 내세우고 있고 규정된 행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하지만 불기둥의 원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피해 가능성이나 법의 허점 및 비현실적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적극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뉴스행동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