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대체 : 26일 오후 4시 43분] 3선의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갑)이 바른정당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2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총 16809표(36.9%)를 득표해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는 하태경(초선·부산 해운대갑), 정운천(초선·전북 전주을), 김영우(3선·경기 포천가평) 의원이 이었다. 하태경 의원은 15085표(33.1%), 정운천 의원은 8011표(17.6%), 김영우 의원은 5701표(12.5%)를 득표해 자동으로 최고위원이 됐다.
이는 앞서 진행한 5개 권역별 당원투표(책임당원 50%·일반당원 2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30%)를 합산한 결과다. 이혜훈 당대표는 호남권을 제외한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충청·강원, 수도권 등 4개 권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하태경 의원(35.4%)에 불과 0.4%p 뒤진 2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의 당선은 바른정당의 '자강론'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대표는 그간 꾸준히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내지 통합에 분명히 선을 그어왔다. 그는 이날 수락연설에서도 "낡은 보수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순 없다. 바른정당이 보수의 본진이 되어 집권의 대안이 되는 우리 모두의 비전을 차근차근 이루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당심(黨心)'도 이에 대한 확실한 지지를 보여줬다. 앞서 이 신임 대표와 같은 입장을 취했던 하태경 의원이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국당과 관계설정에 있어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 이가 득표율로 따질 경우 70%에 이른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할 수 있었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당의 독자노선을 강조한 이들이 이날 지명대회에서 큰 환호를 받았다.
유승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20석 밖에 안 되는 정당이지만 '한국당 2중대', '국민의당 2중대' 소리 절대 안 들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꼭 길을 개척해서 2중대를 거느렸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남경필 지사는 "우리 당은 멋진 지도자와 가치관, 철학이 있기 때문에 시간은 우리 편이다. 조금의 분열도 없도록 해주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이처럼 '자강론'을 택한 바른정당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지명대회에 외빈으로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 명의의 화환을 보냈다. 반면, 정우택 한국당 권한대행과 염동열 사무총장은 화환을 보내는 것으로만 인사를 대신했다.
민주당은 보다 구체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바른정당이 낡은 보수와 결별하고,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 합리적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는데 이혜훈 대표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면서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국정운영 발목잡기를 비판하고, '문재인 정부가 일하게 해줘야 한다', '밀어줄 건 과감하게 밀어주자', '추경안도 심사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국정운영을 함께 논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민주당은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쓴 소리라도 마음과 귀를 열고 경청할 것이며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