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특혜채용 의혹 증거 조작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구태 정치"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에서 공개한 준용씨 미국 파슨스스쿨 동기 증언을 기반으로 '문준용 지명수배'를 주도한 책임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당 지도부는 27일 원내대책회의 및 의원총회 등 공개 발언에서 관련 언급을 꺼내지 않았다. 유일한 입장 표명은 당 대변인의 논평이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당이) 구태 정치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공당으로서의 신뢰는 무참히 무너졌다"며 유감을 표했다.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에 대한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한국당은 "국민의당 녹음 파일이 조작이라고, 문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 자체가 조작인 것은 아니다"면서 "이미 국회에 (문준용 특혜채용 관련) 특검법이 발의돼 있다. 조속한 특검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앞서 지적했듯, 국민의당과 함께 조작된 증거를 기반으로 같은 의혹을 확대, 재생산했던 자당의 책임을 외면한 입장 표명이었다. 당시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는 국민의당에서 공개한 '준용씨 미 파슨스스쿨 동기 증언'을 기반으로 '문준용 지명수배' 공세를 폈다.
국민의당이 해당 음성녹음파일 등을 공개한 5월 5일, 홍 후보는 서울 신촌 대학가 유세 현장에서 "문 후보 아들은 유세 현장에 안 나온다"며 "행방불명 상태다. 지명수배를 한 번 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후 '프리허그'를 포상으로 내건 '문준용 국민 지명수배 선언'을 기획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은 이러한 국민의당과 한국당을 동시 비판했다. 유은혜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국민의당 논평을 홍준표 후보 선대위가 받아서 재생산해냈다"며 "안 후보는 홍준표 후보와 지라시 연대도 검토하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바른정당 "조작사건과 특혜 의혹 진실 규명 병행돼야"
한편 바른정당은 조작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한편, 문준용씨의 특혜 의혹 '완전 해소' 또한 강조했다. 이혜훈 신임 대표는 "당의 지시 여부와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이와 병행해서, 특혜 의혹 관련 진실도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에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공개한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선택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국민의당 최고위원의 지시에 이뤄진 것이라면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하지만) 문준용씨의 채용과정에서 제기된 특혜 의혹, 제출 서류 조작 의혹 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검찰 고발로 조사 중인 사안도 있다"면서 "취업 특혜 의혹이 제기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특혜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