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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클럽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와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미회담의 성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클럽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와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미회담의 성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 국무부가 너무 쉽게 결론 내린 게 아닌가 싶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가졌다고 하는 것은 북한의 능력을 좀 과장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6일 오후 한미클럽(전현직 워싱턴 특파원들의 모임)이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정부와 한미동맹'주제 토론회에서 '북한의 화성-14형을 ICBM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 특보가 아닌 교수로서의 사견'이라는 전제를 달면서 이렇게 답했다.

문 특보는, 미국의 저명한 미사일 전문가인 시어도어 포스톨 MIT 공대 명예교수로에게 이메일로 "화성-14형을 프리커서(precursor) 즉 초기 단계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재생산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인지 물었더니 그가 '이번 것은 초기 단계로 봐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이어 "(화성-14형이) 대기권 재진입 때 고열을 잘 견뎌냈는지, 진입 이후 속도 감속기술을 확보했는지, 실제로 핵탄두를 장착했을 때 작동이 가능한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사일 안정성을 확인하려면 15회~17회 정도 실험해봐야 한다"며 "북한이 ICBM을 획득했다고 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판단은, 대체로 '화성-14형'이 사거리나 단분리 기술로는 초기 ICBM급이지만 속도나, 재진입 기술 미확인 등으로 볼 때 성공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국방부 시각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워싱턴 전문가 다수는 대화·협상 여지가 있다는 것"

문 특보는 "그렇다면 아직은 시간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제가 파악한 바로는 소수는 극단적 조치를 말하지만, 워싱턴 주류 전문가 대다수는 대화·협상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와 함께 발제자로 참여한 오준 전 유엔 대사(2016년 11월 퇴임)는 "북한의 ICBM발사 성공발표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대외 위협용'이나 '대내 결속용'이 아니라 실제 (보유를 위한) '기술 진전용'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최고 고도나 2단분리 성공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4'의 모습.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발사한 '화성-14'의 모습. ⓒ 연합뉴스

그는 이어 "미사일 기술과 핵 기술은 패키지이며, 이제 거의 완성단계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면서 "어느 나라도 실제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실험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핵능력은 실증능력이 아니라 추정능력"이라고 말했다.

오 전 대사는 계속해서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실험을 5번까지 하고 더 안 했는데, 핵실험 하다 멈추면 완성된 것으로 본다. 이스라엘은 핵실험 했다고 한 번도 발표하지 않았으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면서 "북한은 어떤 면에서 이미 핵능력을 보유한 것이기 때문에, 대응도 그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해 문 특보와는 다른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물질 재처리하는 수준을 이미 벗어났기 때문에 (협상과정에서) '동결'도 의미를 잃었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이나 핵능력 향상을 동결할 때 보상한다는 것은 안된다, 오직 비핵화 때만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동결과 비핵화 2단계로 상정하고, 각 단계에 보상이 가능하다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김정은 정권 교체가 목표여서는 안돼"

엇갈리는 정세인식을 보인 두 사람은 "현 상황에서는 김정은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공통적으로 "그것을 정책목표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 전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정책은 압박정책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이걸 지속했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고립된 섬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제재와 압박을 가했으면 결국은 개혁·개방쪽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제는 충돌 아니면 대화만 남았고, 우리로서는 당연히 대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이에 대해 "제재를 통해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것보다는 제재를 완화하고 북의 내부로 들어가서 개혁·개방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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