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언주 국회의원(광명을)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미친 X'이라 하는 등 막말한 것과 관련해 사과했지만, 급식 노동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SBS(취재파일)에 따르면, 이 의원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미친 X들이야, 완전히"라거나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야"라 발언했다.
그리고 이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유야 어찌 됐건 사적인 대화에서지만 그로 인해 상처를 입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학교비정규직, 특히 급식노동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급식소 종사자 출신인 황경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은 11일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이 썼다고 하는 페이스북 글을 보고 더 화가 난다"며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지부장은 이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의원이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급식 질이 형편 없어지고 있는 문제에 분개하면서 나온 이야기"라 한 것에 대해, 황 지부장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으로, 급식소 종사자들의 인건비를 정부(교육청)에서 부담하고, 고등학교는 수익자(학부모) 부담이다. 황 지부장은 "초·중학교는 이미 급식비와 조리 실무자 임금은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급식을 보는 눈도 천차만별이다. 가정에서 집밥을 먹을 때도 좋고 맛있는 것만 나오는 게 아니다. 급식이 아이들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급식은 아이들 발달 기준에 따라 영양 공급 차원에서 맞추고 있다. 영양교사들이 아이들 성장 기준에 맞춰서 식단을 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령 청국장을 집에서 잘 끓여 주지 않는데, 학교에서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나가는 경우가 있다. 청국장이 나가는 날이면 아이들은 '이상한 냄새' 난다면서 '급식이 엉망이다'는 반응이 나오고, 심지어 교육청에 고발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그러나 어른들은 몸에 좋은 음식이라며 반긴다"고 했다.
또 그는 "아이들은 소시지나 돈가스를 좋아한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이 나가는 날이면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그런데 아이들 건강과 영양공급을 생각하면 맨날 그런 음식을 줄 수가 없다"고 했다.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도 중요하다는 것. 그는 "집에서 엄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밥을 먹는 아이들은 급식에서 나물이나 생선이 나와도 잘 먹는다"며 "패스트푸드 등에 익숙한 아이들은 불만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고, 그래서 맛이 없다고 평가한다"며 "식단을 짜는 영양(교사)사들은 다 자격증이 있고, 대학에서 공부도 한 사람들이다. 교육청에서 정기적으로 위생 점검도 받는다"고 했다.
"'사적 대화'라는 말에 더 분노"이언주 의원이 '사적 대화였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황 지부장은 비난했다. 황 지부장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다. 그리고 이 의원은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더라. 사적 대화였다고 하니 더 분노한다"며 "그냥 깔끔하게 잘못했다고 사과해야지, 변명하니까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은 많이 배우고 좋은 대학도 나왔더라. 그런데 사적 대화였다고 하면, 평상시 인품이 그대로 나온 거 아니냐. 평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되고, 부족한 인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고,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것이 된다"고 했다.
황 지부장은 "차라리 이 의원이 깔끔하게 사과하고, 국민의당에서도 사과문을 내는 게 지금 문제를 수습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 했다.
급식소의 힘든 상황도 설명했다. 황 지부장은 "이 의원한테 급식소 종사자들이 하는 복장처럼 해서 한 시간만,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급식소에 서 있어 보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급식소 종사자들은 방수 앞치마에 긴 장화를 신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것도 음식 조리 열기로, 특히 여름철이면 엄청나게 덥다"며 "그런 곳에서 한 시간만 서 있어 보면 급식소 종사자를 매도하는 발언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황 지부장은 "이 의원은 더 이상 변명하지 말고,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옳다. 우리는 참지 않을 것이다. 의원직 사퇴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우리가 '미친 엑스(X)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0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과 이언주 의원의 사과', '이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고, 국민의당 경남도당 앞에 집회신고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