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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
'교육계 상처 치유'
'교육부 내부 쇄신'

크게 세 가지다. 야당의 반대로 우여곡절 속에 임명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취임 일성을 요약하면 그렇다. 세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백년지대계인 교육부처 내에서조차 얼마나 소통과 공감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그것들을 강조했을까하는 우려와 기대감 때문이다.

'적폐청산'을 주된 화두로 내걸고 새로 출범한 정부의 교육부처 수장이 가장 기본적인 소통과 공감을 약속으로 내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법하다. 소중한 교육 정책들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교육부 내부에 그동안 얼마나 큰 적폐가 쌓였으면 임기 동안 반드시 상처를 치유하고 내부를 쇄신하겠노라고 강조했을까?

골 깊은 신분차별, 총장선출 방식 개선 등 초미의 관심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오래전부터 교육계에는 고강도 개혁과 적폐청산이 예고돼 왔다. 그래서일까. 상아탑 내부가 지금 크게 술렁거린다. 무엇보다 김 부총리에 거는 기대와 긴장이 교차되고 있다.

세찬 개혁과 쇄신의 바람에 편승해 그동안 누적돼 왔던 상아탑 내부의 골 깊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특히 시간강사 등 비전임 교수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총장 직선제를 둘러싼 당국과 대학 간의 갈등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반면, 오랜 적폐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자칫 교육당국의 지나친 간섭과 강요로 대학의 제반 자율권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걱정도 새어 나온다. 특히 새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이미 일부 국립대학들은 감사원 감사를 치르면서 긴 한숨을 쉬는 곳들이 더러 있다. 또 한 가지 우려의 소리는 청와대와 교육부가 합심해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교육회의'가 '옥상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교육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교육회의 신설 시기를 가능하면 빨리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의장이 되기 때문에 청와대와 조율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관련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 전문가 등 25명 내외 규모로 참여하는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때문이다.

지난 19대 대선기간 동안 일부 후보들은 교육부 폐지에 무게를 두고 교육정책 공약을 내걸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당시 '비대한 교육부의 개선과 국가교육위원회를 독립기구화 하는 식의 개편'을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국가교육회의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조화롭게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2021학년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 독일까, 약일까?

그러나 대학들은 입시제도의 개편과 총장 선출 및 임명 절치와 방식, 각종 국고 지원사업의 평가 및 지원방식이다. 대학 간 경쟁심화와 서열화 조장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여부에 보다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학 입시제도는 정권이 바뀌면 줄곧 따라 바뀌곤 해 왔던 터라 이번에는 또 어떻게 바뀔지 교육수요자는 물론 학령인구 감소로 매년 정원 채우기에 비상인 대학들로서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대학 입시정책이 해방 후 현재까지 무려 16차례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런데 벌써 '2021학년도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이 거론되고 있으니 숫자가 또 한 차례 늘 전망이다.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시 공교육 정상화와 학력 서열화 과열 조장 방지 등에는 기여한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변별력 저하로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된다.

대학 입시 과정에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대학에 많은 자율권을 부여할 경우 과거 본고사와 유사한 유형의 변별력 강화를 위한 대학 자체 선발시험이 등장할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 부총리가 국공립대 총장 선출방식을 전면 개선할 방침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김 부총리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육부가 총장의 도덕성 등 기본적 기준을 정비 중이며, 이를 통해 검증을 하고, 문제가 없으면 대학의 요청을 존중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역거점국립대들, '한국대(가칭)' 통합 움직임 '활발', 왜?

이럴 경우 그동안 총장선출방식과 국고 재정지원사업을 연계하던 당근과 채찍의 혼용 정책이 폐기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역의 거점국립대학들 간에는 '통합 네트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9개 지역거점국립대 총장들이 이에 적극 가세하는 모양새다.

지역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회장 이남호·전북대 총장)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유성엽)가 지난 4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머리를 맞대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거점국립대의 역할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실시한 것도 이와 연관성이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국립대 총장들은 "거점국립대학이 긴밀한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가혁신과 지속가능한 지역 및 국가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등 거점국립대 육성과 통합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9개 지역거점국립대는 강원대, 경상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가 이에 속한다. 지방소재의 9개 국립대학들은 '한국대(가칭)'라는 하나의 대학 명칭으로 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모처럼 대학들이 정부 주도가 아닌 자율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와 성과 등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꽉 막힌 상아탑에도 이제야 모처럼 자유로운 바람이 부는 느낌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통과 공감'이 전제된 '안정적인 교육개혁'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수능절대평가#총장선출방식변경#국고지원사업개선#거점국립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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