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삼겹살에 군침이 팍팍 돈다. 노릇노릇 솥뚜껑 불판에 구워낸 칼집 넣은 꽃삼겹살이다. 삼겹살을 불판에 잘 구워 묵은지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맛이다. 육즙을 가득 머금은 기름진 삼겹살과 곰삭은 묵은김치가 멋진 앙상블을 연출한다. 이 맛에 우리는 삼겹살을 즐겨먹는다.
여름 휴가철의 인기 메뉴도 단연 삼겹살이다. 돼지고기의 살과 지방부분이 3번 겹쳐진 삼겹살은 불에 노릇하게 구워내면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압권이다. 삼겹살은 비타민 B군 및 양질의 단백질이 많으며 칼륨, 철분, 인 등의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젊고 탄력 있는 피부유지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다.
꽃삼겹살, 그리고 다양한 돼지고기 특수부위
예로부터 돼지고기는 닭고기와 더불어 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육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고기 부위 중 특히 삼겹살을 선호한다. 삼겹살은 된장을 풀어 삶아먹어도 맛있지만 불에 구워 먹으면 삼겹살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유별나다. 삼겹살의 육즙을 가두고 풍미를 좋게 하려면 강한 불에 빨리 구워내는 게 좋다. 오래 굽다 보면 지방성분인 기름기가 빠져 퍽퍽해진다.
여수 하늘정이다. 화장동 무선주공 2단지 앞 조용한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다. 골목길의 한산함과는 달리 가게 내부는 활기가 넘친다. 카페처럼 멋진 조명에 멋스럽고 밝은 분위기다. 이곳은 하늘천이 아닌 하늘정이다. 오늘의 메뉴는 칼집삼겹살과 가브리살, 항정살, 목살이다. 150g 1인분의 가격은 11000원이다.
무엇보다 칼집삼겹살의 맛이 궁금하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소개했던 전남 순천 모 식당의 꽃삼겹살이 생각나서 이곳을 찾았기 때문. 이집의 칼집삼겹살 역시 꽃삼겹살이다. 삼겹살에 칼집을 넣어 부드러운 데다 기름기가 자르르한 게 맛깔나다. 묵은지와 콩나물을 함께 구워먹으면 그 맛에 그저 말문이 막힌다. 이어지는 돼지목살과 특수부위인 항정살구이 가브살구이도 맛있다.
단품메뉴가 아니라 이렇게 모둠으로 주문하면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서 좋다. 잘 달궈진 솥뚜껑 불판에 고기를 올렸다. '차아악~' 돼지고기 익는 소리가 장맛비소리처럼 귓전에 맴돈다. 이어 구수한 향기가 후각을 자극한다.
초피가루와 함께 버무려낸 부추절임, 콩가루가 별미
먼저 노릇하게 잘 익은 꽃삼겹살을 콩가루에 묻혀 파절이와 먹어봤다. 콩가루와 꽃삼겹은 정말 멋진 조합이다. 참 오랜만에 맛보는 옛날 그 시절의 추억의 맛이다. 이때 콩가루는 삼겹살의 아래쪽에 묻혀먹어야 한다. 위쪽에 묻혀 생각 없이 먹다 보면 목에 사레가 들어 기침으로 한동안 고생을 하는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항정살은 고소한 풍미가 좋다. 가브리살은 묵은지와 잘 어울린다. 목살 역시 묵은지나 파절이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더해진다. 꽃삼겹살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호박잎에 갈치속젓과 함께 쌈을 하면 그 특별한 맛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맛의 세계는 무릇 알면 알수록 이렇게 무한하다.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다.
초피가루와 함께 버무려낸 부추절임은 이집만의 별미다. 콩불과 마찬가지로 삼겹살에 콩나물무침을 함께 구워 먹는 것도 이집만의 특징이다. 함께하는 식재료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다양성이 있어서 좋다.
마무리는 볶음밥이나 양푼이 동태탕이 잘 어울린다. 숙주나물 멸치무침 양파대로 만든 난생처음 보는 특이한 양파대 장아찌 고구마순무침과 함께 내온 양푼이 동태탕에 밥한술이 맛깔스럽다. 두부와 함께 노란 양푼이에서 푹 끓여낸 동태탕이 시원하고 깔끔하게 와 닿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