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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스커트를 입고 이슬람 유적지를 활보했다가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석방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미니스커트를 입고 이슬람 유적지를 활보했다가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석방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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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이슬람 유적지를 활보했다가 체포됐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풀려났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사우디 문화공보부는 성명을 통해 "경찰이 이 여성을 수 시간 동안 조사한 뒤 석방했다"라며 "이 여성을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라고 발표했다(관련기사 : 사우디 발칵 뒤집은 '미니스커트 여성', 경찰에 체포).

최근 사우디에서는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우샤이키르의 거리와 사막을 활보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엄청난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샤이키르 거리는 이슬람 원리주의 사상 '와하비즘'이 탄생한 유서 깊은 이슬람 유적지다.

이슬람 강경파는 이 여성이 얼굴과 몸을 가리기 위해 히잡과 아바야를 써야 한다는 이슬람 율법을 어긴 데다가 유적지를 활보하는 동영상을 올려 종교를 모욕했다고 비난하며 처벌을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사우디 경찰은 이 여성의 신원 추적에 나서 결국 체포했다. 이 여성은 논란의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자신이라고 인정했으나 소셜미디어에 올리지는 않았으며, 누가 어떻게 올렸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이 외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사우디의 여성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자 부담을 느낀 사우디 당국이 이 여성을 처벌하지 않고 석방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 인권 후진국' 사우디, 달라질까?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면 즉각 체포되어 벌금형이나 징역형 등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사우디에서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이슬람 유적지를 활보한 여성을 체포 당일 석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우디는 여성이 자동차를 운전할 수 없고 남성 보호자의 허락이 없으면 여권도 발급받지 못하는 등 이슬람의 엄격하고 보수적인 남녀 분리 정책 탓에 대표적인 여성 인권 후진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30대의 젊은 '왕위 계승자'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는 사우디의 경제·사회 개혁 장기 계획 '비전 2030'을 통해 여성의 교육과 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세라 리아 윗슨 중동·북아프리카 대표는 "사우디 당국이 여성의 옷차림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여전히 가부장적이고 차별적인 사고방식에서 머물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여성의 옷차림에 간섭하려는 한 여성의 인권을 증진하겠다는 사우디의 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이슬람#미니스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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