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당신이, 일베 이놈아. (전범 재단에) 돈을 받아먹고..."24일 오전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6층. 홍준표 당대표가 류석춘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행사에서 소란이 일었다. 한 중년 남성이 류 위원장을 극우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회원이자 뉴라이트 학자라고 지적하면서 그가 전범(戰犯) 재단에서 일한 사실을 추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류 위원장이 지난 2004~2010년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재단법인 '아시아연구기금'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일본재단'의 돈으로 설립됐다는 논란과 관련된 사안이었다. 류 위원장은 이와 관련, <노컷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전범 재단 의혹은) 그런 우려가 있긴 했지만 (사실 관계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한 바 있다.
당 관계자가 이 중년 남성을 끌어내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그러나 여운은 남았다. 홍준표 대표는 "앞으로 이런 일은 종종"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오른쪽 눈만으로 세상을 보는 건 아니다. 왼쪽 눈으로도 세상을 보고 양쪽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른바, 혁신위가 류 위원장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파면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우파 성향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당의 극우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논란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선 셈이다.
실제로 그는 이날 "우리 혁신위원들이 외부에서 보듯이 오른쪽 눈으로만 세상을 진단하고 봐서는 안 된다"라며 "이것은 또 다른 혁신의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과거처럼 (혁신위의 건의를) 의원총회에서 회부해서 수용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며 혁신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혁신위의 '외눈박이' 행보 경계, "우리 모두 힘 합쳐야"이러한 홍 대표의 발언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분들의 잘잘못을 따지겠다"는 류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로 불거진 당내 분란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두 차례나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박·비박 논쟁, 탄핵 찬성파·반대파 논쟁이 당의 미래로의 전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자문해 볼 때"라면서 "보복이 아닌 반성으로! 과거 회귀가 아닌 미래로의 전진을! 그것이 신보수주의 정신이고 자유 대한민국의 새 길을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날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은 반성을 수반해야 하지만 과거에 매몰되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를 질시하는 주변 세력들은 모두 혁신이 실패하기만 고대하고 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혁신의 기치 아래 신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세우고 새로운 자유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할 때"라며 '단결'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