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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루룩~’ 기다란 면발을 한입 들이키면 그 특별한 맛에 눈이 번쩍 뜨인다.
‘후루룩~’ 기다란 면발을 한입 들이키면 그 특별한 맛에 눈이 번쩍 뜨인다. ⓒ 조찬현

"소바 육수 맛내기는 부산의 유명호텔 일식 조리장에게서 배웠습니다. 거기에다 밋밋한 맛을 보완하기 위해 한약재를 넣었지요."

순천 남부시장 아랫장국수(구포국수) 김영민(52) 셰프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24일 한낮에 찾아간 가게는 비교적 한산했다. 순천 아랫장의 먹거리타운은 회 센터와 죽 센터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회 센터 내에는 국숫집과 횟집이, 죽 센터 내에는 죽집과 국밥집이 자리하고 있다. 아랫장국수집은 구포국수라는 상호를 달고 회 센터 초입에 있다.

3대가 요리사 가족... 아랫장국수 김영민셰프 부부를 만나다

  순천 아랫장국수집의 김영민셰프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다.
순천 아랫장국수집의 김영민셰프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다. ⓒ 조찬현

김영민 셰프는 한식 요리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전문 요리사가 되었다. 그의 막내딸 역시 대기업의 부속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아버지와 자신 그리고 딸, 이렇게 3대가 요리사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시원한 냉소바(냉메밀국수)다. 소바 육수 맛이 깊고 그윽하다. 소바면을 육수에 살짝 적셔 맛을 봤다. 그 풍미가 순간 입맛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으로 소바 면을 먹을 때는 소바 장육수에 면을 절반반 적셔 먹는다. 그래야 가장 조화로운 맛이 난다. 흠뻑 적시면 육수의 맛이 강해 소바 본연의 맛을 음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바장육수는 마른새우, 디포리, 다시마에 무와 대파 설탕 등을 넣고 끓여냈습니다. 이 기본육수에 가쓰오부시와 채소 설탕 등이 가미되었습니다."

미리 만들어 저온 숙성한 육수는 강판에 갈아낸 무와 고추냉이를 적절하게 풀어 면을 적셔먹는다. 육수에 소바면을 적셔내면 무의 향과 고추냉이의 향이 한데 어우러져 소바면의 맛이 한층 고급스럽게 되살아난다.

'후루룩~' 소바 한입에, 온면과 냉면의 맛이 한꺼번에 느껴져

 순천 아랫장국수(구포국수)집의 소바와 만두 맛이 일품이다.
순천 아랫장국수(구포국수)집의 소바와 만두 맛이 일품이다. ⓒ 조찬현

 만두를 소바 육수에 적셔 먹으면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만두를 소바 육수에 적셔 먹으면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 조찬현

 김 셰프가 직접 만들었다는 부추고기만두다.
김 셰프가 직접 만들었다는 부추고기만두다. ⓒ 조찬현

소바에서 온면과 냉면의 맛이 한꺼번에 느껴진다. '후루룩~' 한입에 기다란 면발을 들이키면 처음 맛과 끝 맛이 전혀 다르다. 이 특별한 맛은 미각의 새로운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이는 두 가지 맛을 한꺼번에 경험하게 되는 신비로움 때문이다.

김 셰프가 직접 만들었다는 부추고기만두도 일품이다. 부추와 청양고추를 다진 다음, 돼지고기 앞다리살도 다져넣었다. 여기에 파와 마늘 두부를 추가했다. 이렇듯 다양한 식재료와  정성이 더해지다 보니 만두가 알차고 정말 맛있다. 보기와 달리 한두 개만 먹어도 포만감이 가득 밀려온다.

"만두에 사용하는 돼지고기는 고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생강 끓인 물에 청주를 풀어 쪘어요." 

만두에 들어간 돼지고기는 잡내 제거를 위해서 청주와 생강 물에 미리 쪄낸다. 이렇게 쪄낸 고기를 만두소로 사용하려면 미리 다져서 준비해둔다. 만두를 소바와 함께 소바 육수에 적셔 먹으면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소바 따로, 만두 따로, 먹을 시와는 전혀 다른 소바와 만두의 또 다른 맛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순천 아랫장의 아랫장국수(구포국수)집이다.
순천 아랫장의 아랫장국수(구포국수)집이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바#아랫장국수#순천 아랫장#구포국수#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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