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 스포츠다목적자동차(SUV) 시장을 두고, 자동차 회사들의 쟁탈전이 뜨겁다.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소형 SUV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013년 이후 5년새 국내서만 11만 대 규모로 커졌다. 쌍용차의 티볼리를 중심으로 르노삼성의 큐엠3(QM3), 쉐보레의 트랙스 등이 시장을 선점해 왔다. 최근 들어 현대기아차가 각각 코나와 스토닉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제 소형 SUV 시장은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모두 뛰어들면서, 말 그대로 가장 뜨거운 시장이 돼 버렸다.
박동훈 사장이 만든 '놀이터', 소형 SUV 시장... 가장 뜨거운 놀이터 되다소형 SUV 시장은 지난 2013년 르노삼성의 큐엠3가 열었다. 당시 프랑스 르노사의 캡처(CAPTUR)를 국내로 들여오면서 시작됐다. 캡처는 유럽 뿐 아니라 남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출시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특히 유럽에서 소형 SUV 시장을 석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캡처를 국내에 선보인 사람이 박동훈 사장이다.
그는 지난 2016년 르노삼성 사장으로 올라서면서, 이른바 '놀이터' 론(論)을 펼쳤다.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국내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차가 살아갈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 시장을 "현대차가 짜놓은 놀이터"라고 규정했다. 이어 "르노삼성차도 같이 그동안 놀았지만, 앞으로 우리 나름의 놀이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밝힌 '나름의 놀이터'가 바로 소형 SUV 시장이었다. 큐엠3는 박동훈 사장이 나름대로 만들겠다고 한 첫 놀이터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박 사장의 '놀이터'는 에스엠6를 통해 중형차 시장으로 확대됐고, 르노삼성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관련기사] "현대차 놀이터에서 우리 시장 만들 것"[관련기사] '시장 개척자' 박동훈이 말하는 르노삼성의 생존법국내 소형 SUV의 원조 QM3, 새로운 옷을 입다
르노삼성차는 26일 새로운 QM3를 내놨다. 이날 오후 서울 광나루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공개된 '뉴 QM3'는 앞선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이 모델은 작년 유럽에서만 21만 5679대나 팔려 나갔다. 현지 소형 SUV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에 오른 것.
이날 공개된 뉴 QM3는 언뜻 보면 이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이 새로워졌다. '프렌치 시크'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외관 모습은 예전보다 훨씬 매끈하고 날렵해졌다. SM6 등에 적용됐던 씨(C)자 모양의 엘이디(LED) 주간주행등(DRL)과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급 사양에는 코너링 램프 기능을 포함한 전방 안개등과 다이내믹 턴 시그널(LED 방향지시등)이 들어갔다. 다른 소형 SUV 차량에선 볼 수 없는 것이다. 차량 색상도 아메시스트 블랙, 아타카마 오렌지 등이 새로 추가됐다. 내부 인테리어에도 최고급 나파가죽 시트와 가죽 스티어링 휠 등 이전 모델보다 고급스러워졌다.
또 이번에 공개된 뉴 QM3의 특징은 적재 공간이 넉넉해진 점이다. 뒤쪽 좌석을 밀어서 적재공간을 더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트렁크 적재공간이 기존보다 78리터 늘어난다. 회사쪽 설명대로라면, 시트를 눕히면 최대 1235리터까지 적재공간이 커진다. 이 역시 다른 소형 SUV차에선 볼 수 없는 크기다.
1.5리터급 디젤 엔진과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이 들어갔고,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의 힘을 낸다. 연료 효율면에선 17인치 타이어를 창작하고, 복합연비는 리터당 17.3 킬로미터다. 그리 나쁘지 않다. 이밖에 7인치로 커진 터치디스플레이 등 각종 편의사양도 보강됐다. 구체적인 가격은 다음달 1일 공개된다. 원조 소형 SUV 큐엠3가 그들이 만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