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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강구안 전경.
통영 강구안 전경. ⓒ 윤성효

"평소 4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40분 정도 걸리기는 예사다."
"주민들은 시내로 외출을 포기한다. 더워서 걸어갈 수도 없으니..."
"차가 막혀서 택시 이용하는 사람도 없으니 아예 영업을 안한다."

요즘 통영사람은 교통 전쟁이다. 해마다 여름 휴가철에 많은 피서객·관광객이 몰려,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지인들도 교통난·주차난에 시달리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시가지는 차량 정체와 주차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통영시에 등록된 차량 수는 5만 5000대다.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통영을 찾는 외지인들이 많아졌다. 고속도로를 통해 하루 평균 4만 대 가량의 차들이 통영을 찾고 있다. 국도를 이용한 차량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삼도수군 통제영'인 통영에는 유명 관광지가 많다. 특히 미륵산 통영해상케이블카를 찾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충렬사, 거북선 모형, 윤이상기념관을 비롯한 도천테마파크, 동피랑 벽화마을, 남망산조각공원, 도남관광단지, 해저터널 등이다.

케이블카와 노을 감상 등을 위해 미륵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무전·죽림·거제·고성 방향에서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바로 갈 수 있는 '국가지원지방도 67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도로는 지난해 개통됐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제외한 상당수 관광지들이 강구안을 중심으로 주변에 있다. 또 관광객들은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의 해산물과 통영김밥 등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다시 시내로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에 시내 교통은 그야말로 '지옥'이라 할 정도로 복잡하다.

통영시내 도로는 좁고, 주로 편도 1·2차선이 많다. 가령, 편도 2차선 도로의 1개 차선에서 버스가 관광객을 내려주고 태우기 위해 잠시 정차하더라도 그 뒤에 있는 차량들은 기다려야 하기에 정체 현상이 심할 수밖에 없다.

 여름 휴가철에 통영시내는 교통난이 심각하다.
여름 휴가철에 통영시내는 교통난이 심각하다. ⓒ 윤성효

"시내 쪽은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게 상책"

사람들은 심각한 교통 정체와 주차난에 불만을 쏟아낸다. 이동주(42)씨는 "평소 4분이면 차량으로 가는 거리인데 요즘은 40분 정도 걸리기가 예사다"며 "그래서 시내 쪽은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게 상책이다"고 말했다.

김진서(55)씨는 "교통난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직선거리로 2km 정도다. 그런데 어제는 차로 도착하기까지 40분이 걸렸다"며 "주말에는 더 심한데, 어떤 사람은 차량으로 3km 거리를 3시간 걸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걸어서 가도 되지만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 푹푹 찌는 도심을 걸을 수도 없다. 그래서 특히 통영사람들은 주말이면 바깥 출입을 삼간다"며 "주말이면 간선도로는 완전 주차장이나 마찬가지다. 정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택시는 영업을 못할 정도다. 한 택시기사는 "시내에는 차량이 워낙 막히다 보니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없다"며 "그래서 도저히 수입도 오르지 않는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영업을 포기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관광객들도 짜증이다. 동피랑마을에서 만난 이유경(43, 대구)씨는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는 것은 짐작했지만, 이 정도로 교통난이 심각할 줄은 몰랐다"며 "시내 도로 정체도 심하고 주차할 곳도 없고 해서 정말 고생했다"고 말했다.

통영시청 홈페이지에도 불만이나 교통 개선책을 제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람들은 특정 장소에 신호등 설치로 더 복잡해졌다거나 택시비도 더 나왔다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하고, "주말에만 막히던 도로가 평일에도 막힌다"고 했다.

오는 11~15일 사이 한산대첩축제가 열린다. 이때는 교통난이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은 "통영 사람들은 한산대첩축제가 열리면 아예 차량을 이용해 외부 출입을 할 생각을 안한다고 할 정도로 교통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2부제 자율 참여 호소... 축제 기간 임시 주차장 마련

통영시는 피서철과 한산대첩축제 때 교통 혼잡과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통영시는 1~15일 사이 시용객이 많은 시외버스터미널↔루지↔통영케이블카↔도남종점 구간을 오고가는 114번 시내버스를 하루 편도 23회에서 39회로 늘리고, 15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한산대첩축제 기간에는 행사장 주변에 임시 주차장을 더 확보했다. 통영시청, 조각공원, 이순신공원, 한산대첩광장, 다목적부두항(임시), 시민문화회관 실내 수영장 주변, 남망산공원슈퍼 등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했다.

또 유영초교와 충렬초교, 진남초교 운동장도 주차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교통정체가 심한 구간에는 공무원과 교통경찰, 해병전우회, 모범운전자회, 새마을교통봉사대 등을 배치해 임시주차장 등을 안내한다.

축제 기간 '차량 2부제'를 자율로 실시한다. 통영시는 "시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와 차량 소통을 위해 차량 2부제를 자율 참여로 시행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시장 서한문을 각 가정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산대첩축제 기간 통영시내 임시 주차장.
한산대첩축제 기간 통영시내 임시 주차장. ⓒ 통영시청

 통영시청 앞에 '차량 2부제 운행' 안내문이 있다.
통영시청 앞에 '차량 2부제 운행' 안내문이 있다. ⓒ 윤성효

'셔틀버스 활용 방안' 필요... 걷는 도시 만들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욱철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택시운전자도 시민들도 요즘 짜증스럽다. 통영시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 유치를 했지만, 교통 대책까지 세우지 않았던 것"이라 말했다.

그는 "결국 시민들은 교통 문제로 인한 비용을 많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고, 오히려 주민의 삶의 질은 더 저하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지 의장은 "지난 시장 선거 때도 이 문제가 대두되었고, 셔틀버스 운행이 하나의 대안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가량 시외곽지역에 넓은 주차공간을 확보해 놓고, 관광지와 시내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 했다.

그는 "한산대첩축제 기간에는 교통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며 "획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 했다.

김종부 행정사(전 창원부시장)는 "교통문제가 심각하다. 전통시장 주변에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마땅한 공간이 없어 어려움이 있다"며 "교통 신호체계를 연동하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점순 전 통영시의원은 "통영 입구에 넓은 '만남의광장' 같은 공간을 만들어 거기에 주차해 놓고 셔틀버스나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통영 관광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도심에서 수용 가능한 관광객수를 제한하는 이른바 '총량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특히 한산대첩축제 기간 동안 마련된 임시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걸어서 행사장과 관광명소를 둘러볼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 정비를 하고 있다"며 "점차 걷는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교통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 했다.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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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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