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하늘의 구름이 아름답다.
11일 오후 3시 북한산 향로봉에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전철을 타고 독바위에서 내려 대호아파트 뒷쪽에서 족두리봉을 오른다.
북한산 쪽에는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 떠 있는데, 시내 쪽에는 먹구름이 덮여 있다. 암벽길을 조금 오르니 시야가 확보 된다. 북한산 쪽 하늘에 멋진 구름이 장관을 연출한다. 은평 뉴타운 쪽도 파란 하늘에 흰 구름들이 아름답게 그림을 그려 놓았다.
오후의 태양이 뜨겁다. 땀방울이 연신 흘러내려 닦아낼 의미가 없다. 소나무 그늘에는 부부가 쉬고 있다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아! 시원하다"라며 즐거워 한다. 잠깐 부는 시원한 바람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나도 암벽길을 오르다가 소나무 그늘로 들어가 잠시 쉰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족두리봉을 향하여 올라 간다. 족두리봉 아래 한 남성이 앉아서 간식을 먹고 있다. 이렇게 무더운날 산행을 할 때는 물이나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족두리봉 정상에 오르니 한 남성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 족두리봉 정상에서 향로봉을 바라 보니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 떠 있는데 정말 아름답다.
무더위에도 어르신들이 족두리봉에 올라 오셨다. "안녕하세요?"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오늘 구름이 너무 아름답네요"라고 하니 "오늘 경치 참 좋습니다"라며 즐거워 하신다.
족두리봉을 내려와 향로봉을 향한다. 등산로 옆에는 노란 원추리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싱싱한 원추리꽃을 찍고 있으니 지나가던 등산객들도 원추리꽃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향로봉으로 가면서 일산쪽을 바라보니 먹구름이 몰려 있고,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시내 쪽에도 먹구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향로봉을 오르며 잠시 쉬면서 하늘을 바라보니 내 머리 위에도 어느새 먹구름이 몰려 왔다. 그냥 향로봉을 오를지 하산할지 망설였다.
배낭 안에 레인커버도 있으니 그냥 올라간다. 향로봉을 우회하며 비봉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여성 혼자서 족두리봉으로 하산하고 있다.
비봉 능선에 올라서서 불광사 쪽으로 하산하고 있는데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진다.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비는 바로 그쳤다.
하늘은 시시각각 그 모습이 변한다. 먹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다가 검은 구름이 나를 위협하기도 한다.
백운대를 바라보니 구름이 백운대를 짓누르듯 덮고 있다. 불광사 쪽으로 하산하며 내리막 길을 지나 고개를 올라서니 일산 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먹구름 사이로 붉은 빛이 일산을 비추고 있는데 그 풍경이 장관이다.
그 빛내림은 공연장의 서치라이트처럼 한 곳을 비추기도하고, 부챗살 모양으로 여러 곳을 비추기도 한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바위 위에 앉아 한동안 일산 쪽을 바라본다.
하산하다 보니 한 남성이 산을 올라오고 있다. "안녕하세요." 서로 인사를 나눈다. "오늘 노을이 너무 아름답지요?"라고 말을 하려다가 그냥 입을 닫았다. 그 분도 더 아름다운 노을을 이미 보고 왔을거라 생각하며.
불광사 뒤에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산 아래로 지는 태양이 먹구름 사이로 붉은 빛을 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