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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유일한 본분으로 일컬어지는 공부.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어른들의 질책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여러 곳에서 두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고, 그리고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또, 청소년들이 모이고, 주최했던 행사나 모임을 취재합니다. 청소년이었던 시민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집필하는 연재기획 <옆동네 1318>입니다. 이번 차례에는, 국회에서 여덟 번째로 열리는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말

 지난 12일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이 열린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지난 12일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이 열린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 박장식

지난 2014년부터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대전'이 열리고 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낸 연설을 사람들 앞에서 뽐낼 수 있는, '연설 1번지' 국회에서 열리는 행사 말이다. 전국의 청소년들이 모여 자신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발휘할 수 있는 이 대전은 많은 청소년들이 참여를 희망하고, '전국단위'로 예선 대전에 참여하는 상황.

바로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 이야기이다. 지난 2014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2017년 8회째를 맞이한 연설대전이 지난 12일 열렸다. 서울 뿐만 아니라 부산, 고흥, 강릉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청소년들이 자신의 연설을 통해 다른 사람이 들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공유하는 즐거운 자리가 되었다.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 다준다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국회의원 김용태, 김종민, 신보라, 제윤경 의원이 공동주관하는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 예선 연단 위에 108명의 청소년이 올라오고, 본선으로 올라온 열 일곱 명의 열 일곱색깔 이야기가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울려퍼졌다.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 현장에 다녀왔다.

다양한 청소년의 목소리... '특성화고' 부터 '학교폭력', '역사'까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의 모습.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의 모습. ⓒ 박장식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 스크린 위에는 가장 먼저 정세균 국회의장, 배우 류승룡, 심상정 의원 등 다양한 사회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후 제윤경 의원이 연단에 올라 직접 축사를 하며, 연설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마술사로 활동하는 김형민씨가 가장 먼저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며 연단 위에서 마술을 선보이는 것으로 첫 연설 무대를 선보였다.

잊힌 역사인 한국군 위안부를 자신의 이야기에 접목해 꺼낸 청소년도 눈에 띄었고, ADHD를 앓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이러한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보낸 청소년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목소리는 학교폭력을 비롯한 학교 내 문제 등에 대한 청소년들의 목소리였다.

 송명근 씨가 특성화고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송명근 씨가 특성화고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박장식

잘못된 소문이 퍼져 고통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청소년도 있었고,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청소년도 있었다. 자살한 친구와 그 친구를 '단순히 치정관계'로 착각해 기사를 쓴 '기레기' 때문에 기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청소년이 연설을 했을 때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최근의 특성화고 열정페이 문제나,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 등 학교를 둘러싼 일련의 문제에 청소년들이 직접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직접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 일부 대목에서는 성인 정책기획자들이 참조하여야 할 부분도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 현장에서 연설하는 이휘영 씨.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 현장에서 연설하는 이휘영 씨. ⓒ 박장식

연설대전에서 주목할 만했던 점은 서로의 연설에 태클이나 간섭 없이, 모두가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외모지상주의, 자신의 진로 등 가까운 사안부터 '자살',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무거운 주제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자유주제'로 진행된 연설대전이었기에 가슴에 울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소감 말할 때는 '울먹울먹'... '1등 없이 모두가 상장'

 연설대전에 참가했던 청소년들이 자신의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 여기서 소감을 말하다 울컥한 청소년들이 많았다.
연설대전에 참가했던 청소년들이 자신의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 여기서 소감을 말하다 울컥한 청소년들이 많았다. ⓒ 박장식

연설이 모두 끝나고 청소년들이 소감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을 때는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서로 예선부터 본선까지 3주가 넘는 시간동안 서로서로 회의하고, 서로의 연설에 격려를 보내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모두에 대한 감사, 그리고 앞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회자는 이에 "청소년 연설대전의 별명이 눈물대전"이라는 농담을 띄우며 분위기를 다시 밝게 만들기도 했다.

경쟁보다는 협동이 먼저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본선에 진출한 모든 청소년들에게 상장을 수여했다. 상장의 이름도 열정상, 희망상, 도전상 등으로 수상했는데,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 여/야 4당의 국회의원이 직접 수상케 하였다. 축사에 참여한 의원 뿐만 아니라 많은 현직 의원들이 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의 본선 참가자들이 시상하고 있다. 상장은 본선에 진출한 모두에게 수여했다.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의 본선 참가자들이 시상하고 있다. 상장은 본선에 진출한 모두에게 수여했다. ⓒ 박장식

또 청중공감상이라는 이름으로 청중들이 직접 투표한 '인기상'을 수상하였는데, 여기에는 '아마추어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던 이호승씨가 수상하게 되었다. 우리 모두는 아마추어라는 주제에 따라 진심어린 연설을 통해 청중들을 장악했던 이호승씨의 이야기에 사람들이 꽤나 반했고, 이호승씨는 역시 울먹이며 수상소감으로 이승철의 <아마추어>를 부르기도 했다.

 제 9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의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 9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의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박장식

연설대전의 마지막은 역시 '포토타임'이었다. 공식적인 포토타임 외에도, 3주간 예선과 본선을 거치며 참가자들끼리 친해졌기에 서로서로 셀피를 찍는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벽면에 걸린 현수막은 참가자가 직접 가져갈 수 있게 했고, 직접 손을 뻗어 떼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소중한 친구를 얻은 채로 연설대전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런 기회, 점점 더 밖으로 나가면 좋겠는데...

 제 9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던 이호승 씨의 연설 무대.
제 9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던 이호승 씨의 연설 무대. ⓒ 박장식

서민들 역시 그렇겠지만, 청소년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말할 장소가 부족하다. 하나의 의견을 표현하기가 어려울 뿐더러, 의견 개진의 주체가 되기도 어렵다. 그래서 가장 주목받았던 장소는 11월~2월의 광화문 집회 현장이 아닐까.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무대 위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그 때와 같은, 청소년들을 위한 연설기회가 더욱 더 많이 주어지면 어떨까.

청소년들에게 이런 기회가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사람들이 많지 않은 주말 국회가 아니라 광화문, 시청, 코엑스 등 그야말로 '광장'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에서의 기회라면 어떨까. 이런 기회가 더욱 더 많이, 자주 개최되어 청소년의 이야기를 이곳저곳에 울려퍼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되면 그간 '미성숙'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청소년의 참정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테고, 그간 소리높여왔던 만 18세 선거권,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국책적인 토론 역시 휘발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다양한 청소년들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옆동네 1318은 우리 사회의 '멋진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제보는 trainholic@naver.com으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실 분의 '자천'도 환영합니다.



#청소년#연설#연설대전#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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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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