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원도심에 작은영화관이 문을 열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 농촌시골마을에서도 색다른 작은영화관이 절찬리에 운영되고 있다.
광시면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성주)가 운영하는 '조금더 특별한 우리동네 작은영화관' 사업이 화제다.
지난 8일 오후 3시 충남 예산군 광시면 은사리 마을회관에서 올해 첫 상영이 이뤄졌다. 회관 안에는 마을 어르신들과 마침 하계수련회에 참여한 한살림 소비자들 7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좁은 공간이 입추의 여지없이 꽉 찼다. 회관 안에 스크린과 이동식 엠프가 설치되고 빔프로젝트를 통해 영화 '워낭소리'가 상영됐다.
다음날 저녁에는 신대리 마을회관에서 어르신 50여 명이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영화상영을 추진하고 있는 광시면 구진아 총무팀장은 "어르신들이 이렇게 좋아하실 줄 몰랐다. 영화를 보면서 울기도 하시고, 박수를 치며 웃기도 하시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어떤 할머니는 영화상영에 앞서 '50년 전에 영화를 보고 처음'이라며 '가슴이 다 설렌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시골어르신들은 도시같지 않고 영화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업비가 많지 않지만 간단한 간식도 준비하고 있다. 또 마을 자체적으로 먹거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곧 팝콘을 튀기는 기계도 구입하려 한다. 그동안 사업을 준비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15회 정도를 상영할 예정이며 신청하는 마을이 있으면 더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영화상영과 함께 심리치료사를 초빙해 어르신 심리상담도 진행하고, 스마트폰 활용교육계획도 잡혀 있다.
특히 올 추석에는 면소재지 한우테마공원에서 귀성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가위 달빛영화제'도 연다. 추억의 콩쿨대회 등 음악행사도 겸해 주민자치 한마당축제가 될 전망이다.
문화생활에서 소외된 시골마을에 영화라는 평범한 소재로 어르신들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사업이, 고작 400만원의 저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주민서비스와 복지행정이 예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결국 콘텐츠임을 깨닫게 하는 사업이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사업계획서에서 작은영화관을 통해 얻는 기대효과에 대해 '고단한 일상에서 틈을 내어 이웃이 함께 영화를 보며 웃고 울고 감동에 젖어 행복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것이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 사업은 2016년 9월에 충남형 동네자치시범 공동체사업에 광시면주민자치위원회가 '찾아가는 작은영화관 사업'으로 공모해 선정됐고, 그 해에 마중물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엔 업그레이드한 기획안 '조금더 특별한 우리동네 작은영화관'으로 기획해 지난 4월 우수시범 공동체로 선정, 후속지원을 받았다.
창의적이고 짜임새 있는 기획안은 놀랍게도 광시면주민자치 위원들과 담당공무원이 일과후에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짜내 만든 것이다. 지원된 사업비는 작년 마중물사업에 300만원, 올 후속사업에 400만 원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