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램프의 마법에 걸리다 -디카시 <밤의 정원> 입추가 지나자 새벽 잠자리가 차다. 이번 여름 방학은 무척 길게 느껴졌는데, 벌써 8월도 중순을 넘긴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고 두 번째 보내는 여름 방학이다. 6월 중순에 종강을 해서 사실상 두 달이 넘는 방학을 즐기고 있다.
이번 방학에는 한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많이 벌였다. 일명 경남 고성 디카시 발원지 프로젝트도 그 중 하나다. 2004년부터 고성을 중심으로 시작된 디카시 운동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예운동으로 확산되며 2014년 고성 문화원 내에 개소한 디카시연구소에서 디카시 관련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디카시 발원지 고성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전부터 계획은 했지만 제대리 진척이 안 되다가 이번 방학 때 추진하는 것이 디카시 발원지인 고성 초·중·고에 자유학기 및 방과 후 디카시 창작 강좌 프로그램를 개설하는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찍고 쓰고 보고 읽기를 하는 복합문식성의 시대에 디카시는 디지털 환경인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최적의 미적 양식임은 이미 주지하는 바이다. 이에 발원지 고성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으로 디카시를 창작할 수 있는 강좌를 시도하려는 것이다.
얼마 전에 고성교육장을 면담하고 고성교육청과 디카시연구소가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고성교육청과 디카시연구소가 앞으로 상호 협력하며 발원지 고성 디카시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이다.
2017 제10회 경남 고성국제디카시페스티벌 준비로 분주그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디카시연구소 운영위원들을 대상으로 디카시연구소 주최 디카시 창작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디카시가 무엇인지, 디카시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와 토론이 흥미진진하다. 디카시 발원지 고성 소재 고성박물관에서 8월 26일 열리는 2017 제10회 경남 고성국제디카시페스티벌 행사 준비로도 바쁘게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고향집을 가꾸는 것도 큰 보람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딸아이가 다녀가면서 마당에 태양광 램프를 설치하면 좋겠다며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하여 택배로 보내 왔다. 낮에는 하루 종일 태양광을 품었다가 밤에 태양을 잉태하듯이 불을 밝히는 태양광 램프의 마술에 걸린 듯 밤이 새로워졌다.
디카시 발원지 고성 프로젝트도 태양광 램프의 마법처럼 남쪽 변방 고성을 새롭게 빚어낼 것으로 기대해 마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지난해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