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게 계산해서 하면 안 된다. 너무 계산하면서 살면 세상이 무미건조하니 때로는 무작정 살 필요도 있는 거다. … 옛말에 '다 자기 먹을 복은 타고난다'는 말도 있다. 출산은 고민 안 했으면 좋겠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막무가내'식 답변이 또 시작됐다. 홍 대표는 21일 대전 유성구 한 카페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관련 간담회에서 "제가 올해 대학졸업반이다. (청년들이) 결혼도 미루고, 아이도 미루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해 '3포 세대'로 불리우는 청년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묻는 질문에 일단 "좋으면 결혼하면 된다"고 답한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이날 "'다 자기 먹을 복은 타고난다', 그래서 출산은 고민 안 했으면 좋겠다", "용감한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는 서양 속담도 있듯, 용감하게 살다 보면 된다", "너무 계산해서 살면 세상이 무미건조하니 때로는 무작정 살 필요도 있다"는 등의 답변을 했다.
즉, 청년 문제에 대한 정치·사회적 맥락은 제거하고 이를 개인이 해결할 문제라는 취지로 답한 것이다. 제1야당의 대표답지 않은, '현문우답(賢問愚答)'이라 평할 만 했다.
홍 대표는 이날 낮은 젠더감수성(Gender Sensibility: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내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여성들이 한국에서 많은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개인적으로 변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바꿔야죠"라면서도 "저는 아침에 제일 겁나는 게 집사람이 밥을 안 차려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구체적으로 "나는 어릴 때 하도 밥을 많이 굶어서 제일 겁나는 게 아침에 일어나면 밥 안 주는 것"이라며 "우리 집사람은 옛날엔 좀 성질이 나면 아침에 밥을 안 차린다. 그래서 내가 밥을 얻어먹기 위해서, 집사람 말을 거역 안 하고 산 지 40년이 다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가 우리 집사람을 모시듯, 앞으로 대한민국 여성들을 잘 모시겠다"면서도 '밥 직접 차려먹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홍 대표는 이날 사회를 본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포항 북구)이 "아침에 밥을 (직접) 차려주는 남자는 어떻냐"고 말하자 "그 대답은 생각을 더 해보겠다"라고 웃으면서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홍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눈을 감고 사진이 찍힌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눈을 감고 생각하는 것을 언론이 다 자는 걸로 (썼다)"라며 "언론들이 참 못됐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충남 갔을 때도 장화도 내가 신은 걸 신겨주려고 한 장면만 찍어서 '황제 장화'라고 뒤집어씌우는 걸 보고 내가 더러워서 해명도 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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