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TK특위는 24일 오전 대구시청 별관 대회의실에서 대구시와 구미시, 국토부, 환경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현안인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 조정훈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특별위원회(TK특위)'가 특위 구성 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아 지역 현안 중 우선순위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를 갖고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는 등 TK지역 민심잡기에 적극 나섰다.
TK특위는 24일 오전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구시청 별관 대회의실에서 열렸으며, 민주당 홍의락 TK특위 대표를 비롯해 우상호 원내대표, 이재정, 조응천, 이원욱, 권칠승, 김현권, 이용득 의원 등 8명의 국회의원과 대구시, 구미시,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상수원의 67%(52만8000톤/일)를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는 대구시는 1991년 구미공단에서 발생한 페놀사태 이후 먹는 물(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현재의 취수원인 강정취수장을 구미공단 상류의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낙동강 구미지역에서 발생한 수질사고로는 페놀유출 사고를 비롯해 지난 2004년 1월 1.4-다이옥신 유출사고, 2006년 7월 LG필립스 퍼클로레이트 유출사고, 2009년 1월 2차 다이옥신 유출사고 등이 발생했다.
낙동강 화학물질 유출사고와 관련해 대구시가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취수원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미시는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부족, 상수원 보호구역 확대로 인한 수질악화 우려 등을 들며 낙동강 수질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구시와 구미시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대구시 관계자는 매년 400개 이상의 새로운 화학물질이 발생하고 있어 취수원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구미시 관계자는 정부가 나선 실태조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TK특위는 24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면담을 갖고 대구취수원 이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조정훈
오헌제 대한상하수도 학회장은 "낙동강 중하류 수질에는 유해화학물질이 생존하기 때문에 정수장에서 고도처리를 하더라도 오염된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며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 학회장은 양 도시간 물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의원입법 추진과 실효성 있는 조정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용수이용 중앙관리제 도입과 구미시와 대구시와의 상생방안 마련, 국무조정실의 적극적 해결 의지 등을 촉구했다.
윤종호 구미시 민관협의회 회장은 "대구시민들이 맑은 물을 먹을 권리를 존중하고 구미시도 충분히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구는 맑은 물을 먹는 게 목적이지 취수원 이전이 목적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협의회장은 "대구시와 구미시의 상생방안은 취수원을 이전하지 않고 낙동강 수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고 관리하는 것"이라며 "대구도, 구미도 2급수의 물을 마시고 있기 때문에 수질관리를 위해 같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경석 대구시 민관협의회 회장은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은 유해물질 때문"이라며 "유해물질을 환경부가 관리하고 있지만 비가 오면 낙동강에는 더 많은 유해물질이 흘러들어와 처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민 협의회장은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이 대구시의 열망"이라며 "낙동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취수원 문제가 포함돼 있고 물 관리 일원화도 필요하다. 대구와 구미의 입장을 잘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구와 구미 시민이 모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우선 대구시와 구미시가 현안을 진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어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 문제는 낙동강 수질개선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면서 "대구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취수원 이전을 검토한다면 구미시가 불안해 하는 것을 해소하고 각종 규제와 발전에 저해되는 문제 등에 대해 별도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의락 의원(TK특위 대표)은 "구미공단에서 화학물질이 나온다는 말에는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환경부가 우선 상세하게 파악해 실제 오염이 얼마나 됐는지 자세히 알릴 필요가 있고 중앙정부에서도 구미시가 원하는 지원방안 등을 찾아 설득하는 등 충분한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번처럼 대구시와 구미시, 중앙정부, 여당 국회의원이 함께 토론하는 자리가 처음"이라며 "우선 대구시와 구미시가 중앙정부에 질문한 사항에 대해 중앙정부가 적극 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해결 모색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TK특위는 토론회에 앞서 대구시청을 찾아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수원 이전을 위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이에 따른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