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들이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KBS 기자들은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다.
KBS 기자협회에 따르면, 28일 오전 0시부터 야근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주말 당직 기자가 업무를 중단한 뒤 근무 장소에서 철수했다. 또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의 KBS 기자들은 29일 오전 0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이번 제작 거부에는 보직 간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평기자들이 참여한다. 이 때문에, 28일부터 KBS 뉴스·시사 프로그램은 결방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직 간부도 제작 거부에 동참하기 위해 사퇴했다. <일요진단> 김진석 앵커는 지난 27일 하차했고, 김종명 KBS 순천방송국장도 25일 보직을 사퇴하고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이날 KBS 기자협회는 제작거부 선언문에서 "공영방송 KBS 뉴스는 가파르게 추락을 거듭해 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 뉴스를 믿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다.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의 신념과 진실에 기반한 취재를 하기 위한 당면 목표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은 이날 오전 10시와 11시 KBS 신관 계단에서 잇달아 기자회견과 제작거부 출정식을 연다. 또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 기자들이 가입한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는 29일 오후 3시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출정식을 연다.
다음은 제작거부 선언문 전문이다.
<KBS 기자협회> 제작거부 선언문공영방송 KBS 뉴스는 가파르게 추락을 거듭해 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 뉴스를 믿지 않는다. 그 참담한 현실에 대한 자괴감은 고스란히 현장에 있는 일선 기자들의 몫이 되어 왔다.그러나 KBS 추락의 핵심은 바로 고대영 사장에게 있다. KBS 뉴스가 추락한 지난 9년 동안 고대영 사장은 보도국장과 해설위원실장, 보도본부장 등 보도본부 내 모든 요직을 거치며 뉴스와 조직을 망가뜨렸다. 그럼에도 승승장구했던 건, 정권의 입맛대로 KBS 뉴스를 재단했기 때문이다. 청산 대상인 고 사장이 최근에도 임기 보장을 위해 정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소리가 안팎에서 들린다.고대영은 보도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용산 참사 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검증 보도에 이르기까지 KBS 저널리즘을 순식간에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기자협회원 93%가 불신임했던 그가 2011년 보도본부장에 올랐을 때에는 청와대 외압설이 떠돌았고, 곧바로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다. 사장에 오른 뒤의 KBS 상황은 더 처참하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기는커녕 수많은 사회적 이슈들을 외면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드러났는데도, 보도본부 수뇌부는 의도적으로 취재와 보도를 외면했다. KBS 사상 최악의 '보도 참사'로 남을 일이다.내부 인사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 고대영과 보도본부의 공범들은 '기자협회 정상화'란 모임을 만들어 보직을 독식하고, 기자 사회를 갈가리 찢어버렸다. 견고한 성벽을 만들어 그들끼리 자화자찬하고, 성 밖에서 들려오는 비판과 질책에는 완전히 귀를 닫았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우리 뉴스를 걱정해 비판하는 기자들에게 부당한 징계와 인사를 남발했다. 우리 기자협회원들은 오늘 전면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다.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의 신념과 진실에 기반한 취재를 하기 위한 당면 목표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다. 잠시 일터를 떠난다. 승리한 뒤 돌아올 것을 다짐한다.2017년 8월 28일KBS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