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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스카우트빌딩에서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조사위 중간 발표가 열리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스카우트빌딩에서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조사위 중간 발표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KBS 기자들이 6년만에 사과했다.

KBS 기자협회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스카우트 빌딩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은 지난 2011년 6월 한선교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진행된 KBS 수신료 관련 비공개 회의내용을 공개한 일을 말한다. 민주당은 장아무개 KBS 기자가 비공개 내용을 도청해 한나라당에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핵심적인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는 유야무야됐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6월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자체 조사를 벌였다.

"녹음, 녹취 지시 있었다"

박종훈 KBS 기자협회장은 "비록 이 사건에 연루된 (KBS) 기자들이 전체 구성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KBS 울타리 안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저희들도 국민적 비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국민들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전했다.

박종훈 회장은 "사건 발생 즉시 진상 규명을 했어야 함에도 동료가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를 소홀히 한 책임도 크다"면서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하고는 공영방송 저널리즘 회복을 완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건 발생 6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진상조사위는 당시 장아무개 기자에게 취재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한 중견급 기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중견급 기자는 진상조사위에 "내가 최대한 취재하라고 취재 지시를 내렸다. '녹음'이라도 하든가 '녹취'가 가능하면 녹취도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도청 의혹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정필모 위원장이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스카우트빌딩에서 열린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조사위 중간 발표에서 조사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도청 의혹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정필모 위원장이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스카우트빌딩에서 열린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조사위 중간 발표에서 조사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진상조사위 간사 이영섭 KBS 기자는 "장아무개 기자가 (도청) 취재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이 사건은) 도청 의혹 사건이다. 도청은 녹음, 녹취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정필모 진상조사위원장은 "당시 3년차 막내기자였던 장 기자는 경험이 없는 기자인데 선배가 녹취, 녹음까지 이야기 하면서 취재해오라고 했으면 압박을 느낄 수 있다. 장 기자가 부담을 가지고 취재를 하지 않았겠나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막내 기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진상조사위는 민주당 비공개회의 참석자의 발언이 상세히 담긴 문건을 봤다는 국장급 간부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두 가지로 미뤄보면 취재 지시가 강하게 있었고 거기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회의 내용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추가적인 조사로 명확한 사실이 더 드러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KBS노조#KBS#이인호#고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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