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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노래의 한 귀절입니다.  이런 길을 오늘 아침 산책길에 걷고 왔습니다.  21일 새벽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5시 30분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농막에서 장계천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안개 자욱한 길에 가로등이 길을 밝혀 줍니다.

도로 옆에는 사과밭이 있고, 조금 더 걸으니 왼쪽 논에는 누런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장계천에 가까이 가니 이 곳 논은 추수를 마치고 논바닥에는 볏짚을 포장해 놓은 하얀 원통형의 볏짚들이 안개속에 그림처럼 놓여있습니다.

장계천에 도착하였습니다.  안개속에 장계천이 조용히 흐르고 있습니다. 장계천 폭은 꽤 넓은편입니다. 물가로 내려가 걸으려니 잡풀들이 많아 걷기가 어렵습니다.  조금 더 걷다보니 마치 징검다리처럼 된 곳이 있어 천을 건너갔습니다.

아! 이길은 천변에 코스모스를 심어 놓은 아름다운 길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코스모스의 길, 오른쪽은 장계천이 흐르고 왼쪽에는 황금벌판입니다.

 코스모스 줄기에서 잠을 자고 있는 잠자리
코스모스 줄기에서 잠을 자고 있는 잠자리 ⓒ 이홍로

 코스모스와 황금들판
코스모스와 황금들판 ⓒ 이홍로

 장계천변의 코스모스
장계천변의 코스모스 ⓒ 이홍로

 장계천변의 코스모스
장계천변의 코스모스 ⓒ 이홍로

잠자리는 앉아 자는 곳이 집인가 봅니다

안개 자욱한 코스모스길, 이 아름다운 길을 혼자 걸어 갑니다.  카메라 셧터를 누르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사진을 찍다보니 코스모스 줄기에 잠자리가 앉아 있습니다. 이 녀석 아름다운 꽃밭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입니다. 날개에는 하얀 이슬을 달고 있습니다.

새벽 산책을 하면서 잠자리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잠자리들은 이 가을 파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짝짓기도 하고, 밤이 되면 초가지붕, 작은 나무가지, 코스모스 줄기 등 앉는 곳이 잠자리(집)인가 봅니다.

날이 밝아 오니 동네 어르신들이 산책을 나왔습니다. 서로 지나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 아름다운 길을 매일 산책하시나요?"라고 인사를 하니 "예~"라고 하며 걸어 갑니다. 잠시 뒤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남성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자전거를 세워놓고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습니다.

이슬을 머금은 코스모스를 찍으며 즐겁게 산책을 합니다. 한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 갑니다.  "안녕하세요. 이 좋은 길을 매일 걸으시나요?" "예, 야근을 하지 않는 날은 매일 걷습니다." "참 행복하시겠습니다."

 아침이슬과 코스모스
아침이슬과 코스모스 ⓒ 이홍로

 꽃잎 위의 잠자리
꽃잎 위의 잠자리 ⓒ 이홍로

 화려한 코스모스
화려한 코스모스 ⓒ 이홍로

 코스모스와 파란 하늘
코스모스와 파란 하늘 ⓒ 이홍로

사과 농장 주인이 오후에 시내 한의원에 들려 침을 맞아야겠다고 합니다. 같이 시내에 나갔다가 치료를 받는 동안 나는 새벽에 걸었던 코스모스길을 다시 걸어서 농막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장계천변 코스모스길을 걸어갑니다.

새벽 안개가 자욱한 코스모스길하고 지금 하늘이 파랗고 구름이 둥실 떠 있는 코스모스길은 분위기가 너무 다릅니다.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 리듬에 맞추어 흔들거리는 코스모스, 정말 즐거운 산책길입니다. 남쪽 산자락의 마을과 코스모스 배경이 어느 화가의 그림 같습니다.

사과 농장에 일손을 도우러 온것이 아니라, 멋진 여행을 온 것으로 착각을 하면서 한 주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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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취미가 있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산행기록 등을 기사화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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