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대입 수시접수 시즌만 되면 터져나오는 입시전형료의 '고무줄 잣대'가 여전하다. 교육부의 권고로 인하했다고는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여전히 부담은 크다. 실제로 아들이 이번 수시모집에 지원한 6개 학교의 전형료를 모두 합치면 30만 원이 훌쩍 넘었다. 평균 5만 원꼴이다.
학교별 편차도 심하다. 지원학교 중 사립대학의 전형료는 6만 원인 반면 지방국립대는 1만8천 원에 불과했다. 1차에서 탈락 때 일부를 돌려주는 학교도 있지만 그래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수능 이후 정시전형 접수까지 생각하면 앞으로도 전형료로 수십만 원을 더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전형을 위해 지원한 6개 대학을 오갈 교통비와 숙박비 등을 고려하면 1백만 원을 넘기는 일은 예사다.
지난해 대학들이 거둬들인 전형료만 1500억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보다 부담이 덜한 논술 전형 등의 경우 한 학교당 지원자만 수만 명에 달한다. 한 사립대학의 경우, 이번 수시 최종경쟁률은 21.21대 1(1704명 모집에 3만6143명 지원). 대충 계산해도 수시 전형료 수입으로만 18억 원이 넘는다.
고등교육법 제34조는 전형료 규정과 관련, 전년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내용과 지원 인원 등을 고려해 책정하라고 다소 애매하게 명시되어 있다. 그런 이유로 대학들은 전형료를 자의적으로 책정하고 과도한 전형료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또 교육부는 대학이 입학전형료로 지출할 수 있는 항목을 인건비, 홍보비, 인쇄비, 회의비 등 12개 항목으로 나눠 지출하도록 권고하고 있을 뿐이다.
입학 전형료는 수시 입학시험 전형단계에서 대학이 일부 금액이라도 당연히 지출해야 할 금액이다. 그런데 문제 출제, 면접, 시험, 감독과 그와 관련된 모든 비용을 수험생에게 전가하는 꼴이다. 그것도 한참 부풀린 금액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원율에도 1만8천 원에 입시전형관리가 되는 대학이 있다. 그런가하면 수만 명의 지원자에 6만 원을 받는 대학은 또 뭔가. 또 여전히 10만 원에 육박하는 전형료를 받는 대학이 있고, 올해 전형료를 전면 폐지한 대학도 있다.
입학전형료에도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한다. 또 해마다 거둬들인 수십억 원의 전형료 수입과 사용까지도 명확히 공지해야 한다. 적정한 대입 전형료와 또 그 수입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해 보인다.
#대학입시전형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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