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이 지난 8월 여름방학을 이용해 석면이 들어 있는 천장 텍스공사를 진행한 후, 일부 학교에서 석면 의심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져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모두 정상이라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은 철저한 안전관리 대책을 촉구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환경부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석면을 교체한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지난 8월 석면 교체공사를 실시한 53개교 중 7개 학교에서 3~4mm 수준의 석면 의심 물질이 검출됐다.
석면 의심 물질이 검출된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학교의 한 교사는 "여름방학 때 공사한 교실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면서 "학생들이 수업하는 교실에서 석면 물질이 발견돼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의 한 교사도 "석면 교체공사를 한 후 청소를 했다고는 하지만 완벽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직접 나서 청소하기도 겁이 나고 교육청에서 적절한 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름방학 기간 내 석면 해체·제거 학교에 대해 정부합동으로 전수 점검한 결과 의심물질이 발견된 학교는 7개교"라며 "실내 공기질 측정 결과 정상이 나올 때까지 해당 교실의 사용을 중지하고 소속 학교의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석면 의심 물질이 발견된 학교의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모두 정상이라며 해당 교실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이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은 석면 의심 조각들이 교실에서 발견되었는데도 학생과 교사들에게 제대로 통보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철저한 안전관리 대책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과 대구환경운동연합, 전교조 대구지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대구교육청은 석면 의심 조각들이 교실에서 발견되었는데도 학생과 교사들에게 제대로 통보하지 않았다"면서 "그 사이 청소 업체들이 학교를 다니며 청소를 실시했고 미처 수거하지 못한 석면 조각이 교실에서 뒤늦게 발견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학생들의 교육활동 중에 석면 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석면 관련 청소 등의 활동을 중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교육청이 교육안전담당관 제도를 신설했음에도 교육청과 학교의 미흡하고 안이한 대처로 학생들과 교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받지 못하고 위험한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석면 물질로부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석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할 것과 석면 제거 업체에 대해 행정적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교육청과 학교 운영책임자는 구성원 전체를 위한 석면 안전 교육을 실시할 것과 학부모 대표, 교사 대표, 지역시민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석면 안전감시단 구성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