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기업도시 내에 들어설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에 공해를 유발하는 "타이어 생산시설은 없다"고 한국타이어 관계자가 재차 못을 박았다.
특히, 절차를 진행하던 도중 사업이 중단됐던 경북 상주시에 들어서려던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올 것이라는 항간의 문제제기와 관련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상주시에서 추진됐던 생산시설과 협력업체 시설은 태안기업도시 내에는 들어오지 않는다고 재차 거론했다.
기업도시 사업계획 변경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가 지난 12일 충남 태안군 남면사무소 대강당에서 파행 속에 강행됐다. 무산으로 끝난 지난 8월 30일의 1차 설명회 당시와 같이 또다시 남면주민들이 "주민들을 무시하는 공해기업의 주민설명회를 들을 필요가 없다"면서 주민설명회장을 빠져나갔지만 현대도시개발과 한국타이어, 환경영향평가 용역사는 준비한 주민설명회를 강행했다.
이날 주민설명회장을 찾은 남면주민들은 머리띠와 손팻말을 들고 또 다시 주민설명회의 무산을 주장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한국타이어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일단 설명회를 들어보고 문제가 있다면 반대를 하면 된다"면서 주민설명회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초 오전 10시 30분부터 예정돼 있던 주민설명회는 한국타이어 유치 철회를 외치며 머리띠를 두른 주민들과 현대도시개발 관계자간 고성이 오가면서 1시간이 넘도록 지연됐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들어설 예정부지와 관련 있는 이해관계인이 아닌 주민끼리 주민설명회 진행 여부를 놓고 욕설까지 오가는 진흙탕 설전이 벌어지면서 정작 남면주민들은 소외됐고, 결국 대부분의 주민들이 주민설명회를 빠져나가면서 소란은 일단락 됐다.
한국타이어측, "타이어 생산시설은 들어오지 않는다" 거듭 못 박아
한편 일부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강행된 주민설명회에서는 한국타이어 정일룡 경영운영본부 상무가 나서 타이어 생산시설은 없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박찬호 현대도시개발 사장의 태안기업도시 추진현황에 대한 설명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 상무는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태안기업도시에 입지가 확정된 한국타이와 주행시험장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크게 3가지다. 경북 상주에 입주하려다가 중단된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과 똑같이 타이어 제조시설이 들어서 공해를 일으킨다는 점과 세수와 고용창출 효과가 미흡하다는 점 등이다.
이에 대해 정 상무는 먼저 경북 상주에서 추진하려다 중단된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는 문제제기와 관련해 "상주와 다른 점은 타이어 생산시설과 협력업체가 빠졌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생산시설이나 설비를 장치하지 말고 순수하게 달리면서 타이어를 테스트하는 내용만 넣어 노면설계가 끝났다"며 상주와 규모가 똑같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또한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유치로 인한 세수가 적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맞다"고 규정한 뒤 해명을 이어갔다. 정 상무는 "경제효과는 세수가 부지에서만 10억 정도로 별거 아닌게 맞지만 현재 한국타이어에 연구방식이나 제조방식을 견학하거나 배우고 싶어하는 전 세계의 각계각층이 연간 1만7천명에서 2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는데 이들이 태안에서 숙박을 하고 머문다면 부수적인 효과들이 생길 것"이라면서 "또 협력업체 직원들도 출장오고, 관광용으로 카트체험 등 레저시설로 활용하게 되면 체험수익도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창출이 미비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정 상무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면서 해명에 나섰다.
정 상무는 "추계를 해 보면 연구원들이 300~500명 정도 근무하게 되는데, 이들이 먹고 자고 청소도 하고 전기, 물관리도 하고 40만평의 주행시험장에도 나무도 심어야 하는 등 여러 관리인원들이 200~300명 정도 필요한데 모두 태안주민들로 고용할 것"이라면서 "전문인력도 태안군민들을 채용하겠지만 모자란다면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인력 육성과 관련해서도 대덕대학교에 신설된 타이어학과와 자동차학과의 사례를 들며 "태안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얼마든지 만들어 필요한 인원들을 고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더해 박찬호 현대도시개발(주) 사장도 "기업도시내에도 초, 중, 고등학교가 계획되어 있는데,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자동차학과 등도 만들 수 있다"고 말을 보탰다.
한국타이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역업체, 지역민 고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이어지자 정 상무는 "테스트 트랙을 만드는데 연 20만명이 소요되는데 실제공사시에는 당연히 태안업체와 태안주민들을 100% 고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상무는 "주행시험장 설계와 공사를 할 수 있는 업체가 국내에는 없어 설계단계부터 독일의 전문기업이 설계했고, 이들이 국내실정을 모르기 때문에 국내설계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같이 조인을 해서 추진하게 된다"면서 "공사업체도 우리가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는지 검증할 수 있는 대형건설업체가 맡게 되지만 하청은 태안의 업체를 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호 현대도시개발(주) 사장도 "태안군과 현대도시개발과의 협약서에 최소 30%이상은 지역업체를 쓰도록 되어있다"면서 "지역업체들이 태안기업도시가 조성되는 기간 동안에 중견기업으로 성장될 수 있도록 지원할 각오도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정일룡 상무는 또 인근 주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인정하면서도 "많은 지자체들이 한국타이어를 유치하려고 했는데, 현대도시개발과는 토지를 매입하고 공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정되면 본 계약을 체결한 뒤 한국타이어가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계약했다"면서 "현재 토지가 85~90% 정도 매입이 됐다고 하는데, 절차가 진행 중으로 우리가 들어온다고 확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미리 들어와서 설명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인허가 절차도 진행 중으로 마을주민들과의 이해가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주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이 들어서는 부지는 현재 327명의 토지주 중 306명의 합의해 94%의 토지 매입율을 보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끝난 이날 설명회를 마무리하면서 박찬호 현대도시개발(주) 사장은 "태안기업도시가 들어오게 하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역할을 해 준 만큼 한국타이어가 들어오는 것을 기회로 해서 자동차 관련된 여러 후속사업들이 계속 들어와서 태안기업도시가 제2의 울산, 자동차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환경영향평가 결과 비산먼지, 소음‧진동은 기준치 이하
한편,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맡은 인정컨설턴트(주)는 이날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설명에서 ▲대기질 ▲비산먼지 ▲소음‧진동 ▲수질 등에 대한 평가결과를 보고했다.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비산먼지는 최저 38.7, 최고치는 45.5로 대기환경기준의 '좋음' 수준으로 평가했으며, 소음도 최대치 54.5dB로 조용한 사무실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진동은 최대 48.3dB(V)로 인체가 느끼지 못하는 55dB(V)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사시에도 65dB(V)로 예측돼 약간 느끼는 정도로 평가됐다.
용역사는 또 대기질과 관련해서는 장비의 효율적 분산 투입과 차량운행 속도를 20km 이하로 제한하는 한편, 주기적인 살수차 운영과 가설방진망 설치, 세륜 및 측면 살수시설 설치 등으로 저감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음 및 진동대책과 관련해서는 건설공사시에는 연장 1790m에 이르는 가설방음판넬을 설치하고, 주행시험장 운영시에는 완충녹지와 둔덕 조성, 수목 식재로 소음을 저감하고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통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수질 관리를 위해서는 부지내에 개별로 설치된 고도 수처리시설로 중수 전환 후 조경용수 등으로 재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