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쉬는 주말이다 보니 시험공부를 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동네에 있는 공공도서관에 갔다. 15분 정도를 걸어 도서관에 도착하니 평소에는 군데군데 비어 있었던 열람실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다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시간을 낭비하고 헛걸음을 했다는 생각을 하니 순간 화가 치밀었다.
전주시 인구는 약 62만 명이다. 또한 전주에 있는 공공도서관의 개수는 총 11개이다. 도서관 한 관당 감당해야 하는 인구가 5만 6천 명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독일은 한 관당 1만 명, 영국은 한 관당 1만 5천 명이라는 수치를 보면 전주의 도서관 개수가 얼마나 적은지 실감할 수 있다. 국내의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큰 도시인 서울을 보아도 한 관 당 감당 인구가 약 7만 5천 명으로 매우 많다.
지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은 두 차례의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여 2018년까지 공공도서관의 접근성과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 이후에도 일부 전주 시민들은 먼 거리를 걸어 도서관에 가야 하고, 필자 또래의 학생들은 시험기간만 되면 일찍부터 열람실 자리가 가득 차버려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자리가 부족한 열람실이 존재하는 현 시점에서, 공공도서관의 장서 수를 늘리고 문화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것보다 공공도서관의 수를 늘려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